열대 지역처럼 무더운 환경에서 자라는 육계(고기용 닭)는 생장 속도가 떨어지고 다리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쉬운데, 부화 전 온도를 조절하고 부화 후 신바이오틱스를 먹이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는지 살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British Poultry Science』에 최근 실린 연구에서 연구팀은 고온 환경에서 사육되는 육계의 성장과 장 건강, 뼈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로스308 품종의 유정란 840개를 이용해 실험을 설계했다. 알의 일부는 정상 부화 온도인 섭씨 37.5도에서, 나머지는 배아 발생 8일째부터 14일째까지 섭씨 38.5도로 온도를 높여 이른바 배아기 열 자극을 가한 뒤 부화시켰다. 부화한 병아리에게는 이후 기본 사료 또는 신바이오틱스를 더한 사료를 먹였다.
연구팀은 이렇게 사육한 병아리의 성장 성적과 함께 장 점막 구조, 발바닥 건강, 다리 근력, 정강이뼈(경골) 특성, 맹장 속 미생물 구성까지 함께 살폈다. 더운 지역에서 육계를 키울 때 자주 나타나는 다리 기형이나 발바닥 염증, 성장 둔화 같은 문제에 배아기 열 자극과 신바이오틱스 급여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배아기 열 자극은 병아리가 부화하기 전 일정 기간 온도를 약간 높여 이후 고온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려는 사육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신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유산균 등 프로바이오틱스와 그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섞은 보충제로, 부화 후 사료에 더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돕는 용도로 쓰인다.
열대 기후나 한국의 한여름처럼 기온이 높은 환경은 육계 사육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힌다. 닭은 땀샘이 없어 체온을 낮추는 능력이 사람보다 제한적이고, 고온에 오래 노출되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면역력이 떨어져 성장이 더뎌지는 경우가 많다.

고온 환경에서 사육되는 육계 병아리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런 고온 스트레스는 다리와 발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활동량이 줄고 사료 섭취 균형이 흐트러지면 뼈가 충분히 단단해지지 못해 다리를 저는 증상이나 발바닥 피부염이 생기기 쉬워진다는 점은 축산업계에서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장내 미생물 균형 역시 닭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맹장에 사는 미생물은 소화를 돕고 면역 기능에도 관여하는데,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 균형이 흔들리기 쉽다. 그래서 사육 농가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나 신바이오틱스 같은 보충제를 사료에 섞어 장 건강을 관리하려는 시도를 늘려가고 있다.
배아 단계에서 온도를 조절하는 기법은 병아리가 알 속에 있을 때부터 더위에 적응하는 생리적 특성을 갖추도록 돕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이는 부화 후 별도의 약물이나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고온 환경 적응력을 높이려는 축산업계의 대안적 접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연구 결과가 당장 식탁 위 달걀이나 닭고기를 고르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 다만 사육 환경 관리가 가축의 건강과 복지, 나아가 축산물 품질과도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연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소비자는 유통 단계에서 표시된 사육 환경이나 동물복지 인증 여부를 참고해 축산물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