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화면을 확인하는 임신부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 학술지 『JMIR mHealth and uHealth』에 최근 실린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과 특정 시간대 사용이 수면 질을 통해 임신 중 우울·불안 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우울과 불안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공공보건 문제로 꼽힌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된 시대에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산모의 정신건강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과 정신건강 사이의 관계를 다룬 연구가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았고, 특히 하루 전체 사용 시간뿐 아니라 기상 직후나 취침 전처럼 생체리듬에 민감한 시간대의 사용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관찰 연구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과의존 정도, 주간 전체 사용 시간, 기상 직후와 취침 전 사용 시간을 조사하고 이를 수면 질, 우울·불안 증상과 함께 분석한 단면 연구다. 연구팀은 특히 수면 질이 스마트폰 사용과 정신건강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지를 들여다봤다.

기상 직후 스마트폰 사용도 수면 질에 영향 /사진=AI 생성 이미지
분석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 성향이 높거나 기상 직후·취침 전 사용 시간이 긴 임신부일수록 수면 질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이는 다시 우울·불안 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면 질이 스마트폰 사용과 정신건강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설문·관찰 결과는 스마트폰 사용이 곧바로 우울이나 불안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수면 질 관리가 임신부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와 신체적 불편감만으로도 수면이 흐트러지기 쉬운 만큼, 여기에 과도한 기기 사용이 더해지면 수면의 질이 한층 나빠질 수 있다고 본다.
임신 중에는 황체호르몬과 에스트로겐 농도 변화, 커지는 자궁으로 인한 압박감, 빈뇨 등으로 인해 깊은 잠을 자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늦은 밤까지 화면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겹치면 수면 개시가 늦어지고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취침 전 기기 멀리 두기가 수면에 도움 /사진=AI 생성 이미지
잠자리에 들기 최소 30분에서 한 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침실에서는 화면을 멀리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메시지나 알림을 확인하는 대신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환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생체리듬을 안정시키는 데 좋다.
낮 동안 자연광을 충분히 쬐고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와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도 수면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든 음료는 오후 늦게부터는 피하고, 낮잠은 20~3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밤잠에 영향을 덜 준다.
만약 2주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계속되고, 우울하거나 불안한 기분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혼자 참지 말고 산부인과나 정신건강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중 정신건강 문제는 조기에 도움을 받을수록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