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 목 주변 피부에 오돌토돌한 알갱이가 만져진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돌기는 단순한 노화 흔적일 수도 있고, 감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의 신호일 수도 있어 원인에 따라 대처법이 달라진다. 목은 옷깃이나 액세서리와 자주 마찰하고 땀이 차기 쉬운 부위라 다양한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쉬운 곳으로 꼽힌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연성섬유종, 흔히 쥐젖이라 불리는 양성 돌기다. 살색이나 갈색의 작은 돌기가 목이나 겨드랑이, 눈가에 여러 개 생기는데 나이가 들수록, 체중이 늘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통증이나 가려움이 없고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옷이나 목걸이에 계속 쓸리면 자극을 받아 커지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사마귀도 목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돌기 중 하나다.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며 표면이 거칠고 각질처럼 두꺼워지는 특징이 있다. 쥐젖과 달리 접촉을 통해 다른 부위나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어 손으로 뜯거나 긁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며 개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낭염은 면도나 옷깃의 지속적인 마찰, 땀과 노폐물이 모공을 막으면서 생기는 염증성 돌기다. 붉거나 노르스름한 작은 여드름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통풍이 잘 안 되는 옷을 자주 입거나 땀을 흘린 뒤 씻지 않고 방치하면 재발하기 쉬워 청결 관리가 중요하다.
한관종은 땀샘관 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눈 밑이나 목 주변에 좁쌀 크기의 살색 돌기가 무리 지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고 사춘기 이후 서서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며, 감염이나 전염과는 무관해 위생 문제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목 주변 돌기는 형태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 [그림=메디닉스DB]
목걸이나 옷의 금속 성분, 세탁 세제, 향수 등에 반응해 접촉성 피부염이 생기면 붉은 오돌토돌한 발진과 함께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원인 물질에 노출된 부위를 중심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최근 새로 사용한 화장품이나 액세서리가 있는지 돌이켜보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각질과 피지가 모공 안에 갇혀 생기는 비립종, 이른바 좁쌀 여드름도 목 주변에서 흔히 관찰된다. 하얗거나 노란빛을 띠는 아주 작은 알갱이 형태로 만져지며 대부분 통증이 없다. 무리하게 짜내면 상처와 흉터로 이어질 수 있어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두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드물지만 목의 돌기가 단단하고 눌렀을 때 아프거나 크기가 빠르게 커진다면 림프절이 부은 것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나 편도염 같은 감염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별다른 감염 증상 없이 몇 주 이상 만져지는 멍울이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리한 자가 제거보다 전문의 진료가 안전하다 [그림=메디닉스DB]
피부과에서는 대부분 육안 관찰과 문진만으로 원인을 구분할 수 있지만, 형태가 애매하거나 크기 변화가 빠른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도 한다. 자가 진단으로 사마귀와 쥐젖을 혼동해 잘못된 방법으로 제거를 시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정확한 감별이 우선돼야 한다.
인터넷에서 소개되는 실로 돌기를 묶어 떼어내거나 손톱, 핀셋으로 뜯어내는 자가 제거 방법은 권장되지 않는다. 특히 사마귀는 바이러스성이라 무리하게 뜯으면 오히려 주변으로 번지거나 출혈, 흉터, 이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제거가 필요하다면 냉동치료나 레이저 등 병원의 안전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평소 목 주변을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고, 꽉 끼는 옷깃이나 목걸이 착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돌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 노화를 늦추고, 땀을 흘린 뒤에는 빠르게 씻어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관리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오돌토돌한 돌기는 양성이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색이 검게 변하거나 크기가 갑자기 커지고 출혈이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통증이나 멍울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도 자가 판단보다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