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을 넣고 나서 몇 초 지나지 않아 목구멍 뒤쪽에서 쓴맛이나 씁쓸한 냄새가 느껴져 당황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안약 쓴맛을 검색하며 혹시 안약이 잘못 들어간 것은 아닌지, 부작용은 아닌지 걱정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이 현상은 눈과 코, 목이 하나의 통로로 연결돼 있는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나타난다. 눈물은 눈 안쪽 구석에 있는 작은 구멍인 누점을 통해 비루관을 거쳐 콧속으로 흘러 내려가는데, 안약 성분 역시 이 눈물길을 따라 함께 이동해 콧속과 목으로 넘어가게 된다.
코 점막과 목 점막에는 미각과 후각을 감지하는 신경이 분포해 있어, 안약 성분이 이 부위를 지나가면 씁쓸하거나 쓴 맛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안약 사용 중 상당수가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점도가 높은 젤 타입 안약이나 특정 방부제, 유효성분이 포함된 안약에서 쓴맛이 더 뚜렷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성분의 농도가 진하거나 점안 후 눈을 자주 깜빡이면 눈물길을 통한 배출이 빨라져 쓴맛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안약 성분은 눈물길 따라 코와 목으로 넘어간다 [그림=메디닉스DB]
녹내장 치료에 쓰이는 베타차단제 계열 안약은 전신으로 흡수될 경우 심박수 저하나 혈압 변화 등 전신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성분은 쓴맛과 함께 목 이물감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처음 사용하는 환자라면 사용법을 정확히 숙지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쓴맛으로 인해 안약 사용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 안과 진료 현장에서는 안약을 넣을 때마다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보호자의 호소가 드물지 않게 나온다고 한다.
쓴맛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은 점안 후 눈 안쪽 구석, 즉 누점이 있는 부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눌러주는 누낭 압박법이다. 이렇게 하면 안약이 눈물길을 따라 코와 목으로 넘어가는 양이 줄어들어 쓴맛도 함께 완화될 수 있다.

누낭 압박법으로 쓴맛을 줄일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안약을 넣을 때는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고 아래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당겨 결막낭 안쪽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안약이 눈동자에 직접 닿거나 용기 끝이 눈이나 속눈썹에 닿으면 오염과 자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두 종류 이상의 안약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면 최소 5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간격 없이 연속으로 점안하면 먼저 넣은 성분이 미처 흡수되기 전에 씻겨 내려가 효과가 떨어지고, 쓴맛도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쓴맛 외에 두통이나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쓴맛이 아니라 전신 흡수에 따른 이상반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경우 사용을 중단하고 안과나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안약 성분이 렌즈에 흡착돼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렌즈를 착용하기 전이나 뺀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안약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약은 사용법과 유통기한을 지키고 다른 사람과 나눠 쓰지 않아야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