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갑자기 차오르고 가슴이 콕콕 찌르듯 아프다면 단순 피로나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폐색전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폐색전증은 몸속 깊은 정맥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폐동맥을 막아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증상이 느닷없이 나타나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폐색전증을 일으키는 혈전은 대부분 다리나 골반 깊은 곳의 정맥에서 만들어지는데, 이를 심부정맥혈전증이라 부른다. 이 혈전 덩어리 일부가 떨어져 나가 혈류를 따라 심장을 거쳐 폐로 이동하면 폐동맥 일부 또는 전체를 막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산소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거나 평소보다 숨쉬기가 힘들어졌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숨을 깊게 들이쉴 때 가슴 한쪽이 찌르듯 아픈 흉통도 흔하게 나타나며, 마른기침이 이어지거나 드물게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 어지럼증, 식은땀, 입술이나 손끝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큰 혈전이 폐동맥을 광범위하게 막으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의료 조치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흉통은 위험 신호 [그림=메디닉스DB]
폐색전증의 원인이 되는 심부정맥혈전증은 주로 다리에서 먼저 신호를 보낸다. 한쪽 다리만 유독 붓거나 눌렀을 때 아프고 열감이 느껴지며 피부색이 붉거나 검붉게 변한다면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다리 증상이 먼저 나타난 뒤 호흡곤란이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장거리 비행이나 버스, 기차 여행처럼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이 느려져 혈전이 생기기 쉬워진다. 수술 후 오래 누워 지내거나 골절로 다리를 깁스한 채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이나 출산 직후, 경구 피임약이나 호르몬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다. 흡연과 비만, 고령, 암을 앓고 있거나 치료 중인 경우 역시 혈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을 앓은 적이 있다면 재발 가능성도 더 높은 편이다.
폐색전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혈액 속 디다이머 수치 검사와 함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혈전 유무를 확인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증상만으로는 다른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정확한 진단 위해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필요 [그림=메디닉스DB]
진단이 확정되면 혈전이 더 커지거나 새로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혈전의 크기나 위치,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과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임의로 약을 조절하거나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일상에서는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한두 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움직여주고, 틈틈이 발목을 돌리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을 충분히 마셔 혈액이 끈끈해지지 않도록 하고, 장거리 이동 시에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혈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이 함께 나타나거나 어지럼증, 실신, 청색증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평소 다리 붓기나 통증이 한쪽에만 심하게 나타난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