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빈혈 진단을 받은 뒤 의료진으로부터 수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 많은 환자가 비용부터 걱정하게 된다. 헌혈로 모은 혈액인데 왜 돈을 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수혈 비용은 혈액 자체의 값이 아니라 채혈, 검사, 보관, 투여로 이어지는 전체 과정에 매겨지는 것으로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실제 부담액이 크게 달라진다.
수혈이 필요한 대표적인 상황으로는 철분 결핍 등으로 생긴 심한 빈혈, 대량 출혈이 동반되는 수술, 교통사고를 비롯한 외상, 분만 과정에서의 과다 출혈,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빈혈 같은 혈액질환 치료 등이 꼽힌다. 이런 경우 환자의 혈색소 수치와 전신 상태를 고려해 의료진이 수혈 여부와 시기를 판단한다.
수혈 비용은 크게 몇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혈액원에서 공급하는 혈액 자체에 대한 검사와 관리 비용, 병원에서 수혈 전 시행하는 혈액형 검사와 교차시험 등 적합성 확인 비용, 실제 수혈을 시행하는 처치료가 합산되는 구조다. 여기에 수혈 후 경과를 관찰하는 데 드는 비용도 포함될 수 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수혈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환자는 전체 비용의 일부만 본인부담금으로 내면 된다. 응급 상황이나 입원 치료 중 이뤄지는 수혈은 대체로 급여가 적용되지만, 특수한 혈액제제를 사용하거나 일부 부가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는 경우에는 비급여로 분류돼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수혈 전 교차시험 등 적합성 확인 과정 거쳐 [그림=메디닉스DB]
헌혈은 자발적인 무상 기부로 이뤄지지만, 채혈된 혈액이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는 여러 단계의 관리 비용이 발생한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정밀검사, 성분별로 나누는 분리 작업, 냉장이나 냉동 상태로 유지하는 보관, 병원까지의 운송 등 전 과정에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비용이 청구되는 것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 전 환자 본인의 혈액을 미리 채혈해 보관했다가 수술 중 다시 수혈하는 자가수혈 방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감염이나 면역 반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별도의 채혈과 보관 과정이 필요해 비용과 준비 기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혈은 안전한 치료법이지만 발열,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 드물게는 급성 용혈반응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수혈 전 정밀한 혈액형 및 항체 검사, 수혈 중과 수혈 후 활력징후 관찰이 필수적으로 이뤄지며, 이런 안전관리 과정도 전체 비용에 반영된다.

수혈 중과 후 이상반응 관찰이 안전관리 핵심 [그림=메디닉스DB]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과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가입 시기와 보험 상품에 따라 보장 범위와 한도가 다르므로 청구 전 약관을 확인하거나 보험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정확한 수혈 비용은 병원마다, 그리고 수혈량과 급여·비급여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수술이나 치료를 앞두고 수혈 가능성이 언급됐다면 담당 의료진이나 병원 원무과에 미리 예상 비용을 문의해 두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평소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빈혈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철분과 영양 섭취를 챙기면 갑작스러운 수혈 필요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헌혈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한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수혈을 받은 뒤 발열, 오한, 가려움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빠르게 조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