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생리 기간은 보통 3일에서 7일 사이지만 열흘이 넘도록 출혈이 멈추지 않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생리가 길어지면 단순한 호르몬 변화일 수도 있지만 자궁 질환이나 전신 건강 문제가 숨어 있는 경우도 있어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배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호르몬 균형이 깨지는 경우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균형이 흔들리면 자궁내막이 불규칙하게 떨어져 나가면서 출혈이 길어질 수 있다. 사춘기나 폐경 전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때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처럼 배란 자체가 불규칙한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생리 주기와 기간이 들쭉날쭉해지기 쉽다. 배란이 되지 않은 채 자궁내막이 계속 두꺼워지다가 뒤늦게 허물어지면서 출혈이 길게 이어지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어 평소 생리가 불규칙했던 사람이라면 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 폴립처럼 자궁 안에 생긴 혹도 출혈 기간을 늘리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혹이 자궁내막을 자극하거나 눌러 정상적인 탈락을 방해하면서 생리가 끝났다가도 다시 피가 비치는 패턴이 반복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이 있는 경우에도 생리 기간이 길어지고 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질환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심한 생리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궁 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생리통과 출혈 지속이 함께 나타나면 질환 의심 [그림=메디닉스DB]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혈액 응고 기능과 관련된 질환이 있을 때도 생리 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질 수 있다. 항응고제나 일부 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라면 약물이 출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복용 중인 약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다.
자궁내 피임장치를 삽입한 뒤 적응 기간 동안 불규칙한 출혈이 길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임신 초기 유산이나 자궁외임신처럼 임신과 관련된 상황에서도 생리로 오인할 수 있는 비정상 출혈이 나타날 수 있어 성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임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생리 기간이 7일을 넘기거나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생리대를 갈아야 할 정도로 양이 많을 때, 평소보다 큰 핏덩어리가 반복해서 나올 때는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고한다. 어지럼증이나 심한 피로감이 동반된다면 빈혈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출혈이 길어지면 초음파 검사로 원인을 확인 [그림=메디닉스DB]
특히 폐경을 이미 지난 뒤에 다시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는 생리로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자궁내막 이상이나 드물게는 자궁 관련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폐경 후 출혈은 시기와 상관없이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 필요에 따라 자궁내막 조직검사 등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사를 통해 자궁근종이나 폴립 같은 구조적 문제인지, 호르몬 불균형이나 빈혈 같은 전신 상태 문제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 막연히 기다리기보다는 검사를 받아보는 쪽이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된다.
생리가 길어진다고 임의로 지혈제나 호르몬제를 구해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약을 쓰면 오히려 진단이 늦어지거나 다른 문제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다.
평소 생리 주기와 기간, 출혈량을 간단히 기록해두면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큰 도움이 된다.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빈혈을 예방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나 급격한 체중 변화는 호르몬 균형을 흔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생리가 열흘 이상 이어지거나 평소와 다른 양상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