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난 뒤 목이 따갑고 속이 메스꺼우며 순간순간 기억이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면 전신마취 후유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신마취는 수술 중 통증과 의식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약물이 몸에서 서서히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불편감이 뒤따른다. 대부분 며칠 안에 저절로 가라앉지만 증상의 종류와 지속 기간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전신마취는 의식을 잃게 하는 약물과 통증을 막는 진통제,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물을 함께 사용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를 만든다. 수술이 끝나면 이들 약물의 효과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몸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데, 이 회복 과정에서 신경계와 근육, 소화기관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지며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목 통증과 쉰 목소리다. 수술 중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삽입했던 관이 성대와 기도 점막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대개 며칠 이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이와 함께 메스꺼움과 구토, 오한, 극심한 졸음, 어지럼증도 자주 나타나는데 마취 회복실에서 관찰하는 동안 대부분 완화되며 퇴원 후에도 하루 이틀 정도 이어질 수 있다.
고령 환자에서는 수술 후 인지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보고된다. 물건을 어디 뒀는지 자꾸 잊거나 대화 중 집중이 흐트러지고 평소보다 판단이 느려지는 식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등 관련 학회는 이러한 인지저하가 대개 며칠에서 몇 주 안에 회복되지만 고령이거나 수술 시간이 길었던 경우, 기존에 인지기능 저하가 있던 경우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령 환자는 수술 후 인지기능 저하가 더 오래갈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근육통과 관절 결림도 흔한 후유증 중 하나다. 수술 중에는 근육이완제로 인해 몸이 스스로 자세를 바꾸지 못한 채 오랜 시간 한 자세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어깨나 허리, 목 주변 근육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수술 시간이 길수록, 체위가 특수할수록 근육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소화기와 배뇨 기능에도 영향이 미친다. 마취제와 수술 후 사용하는 진통제는 장의 움직임을 둔화시켜 며칠간 변비나 복부팽만을 유발할 수 있고, 방광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돼 소변을 보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대개 활동량이 늘고 수분 섭취가 정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드물지만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마취 직후 고열과 근육경직이 갑자기 나타나는 악성고열증은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태이며, 심한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 전신에 퍼지는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도 응급실 진료 대상이다. 이런 증상은 흔하지는 않지만 진행이 빠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후유증의 정도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고령이거나 비만, 흡연이나 음주를 오래 해온 경우, 심장이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수술 시간이 길고 마취 강도가 높았던 경우일수록 회복이 더디고 증상이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수술 전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회복에 도움이 돼 [그림=메디닉스DB]
회복 기간에는 몇 가지 생활 관리가 도움이 된다.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 약물 배출을 돕고, 무리한 신체 활동은 최소 하루 이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마취 회복 후에는 판단력과 반응속도가 떨어질 수 있어 당일에는 운전이나 중요한 서류 작성, 계약 같은 결정을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후 발열이 38도를 넘어 지속되거나 상처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진물이 나는 등 감염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식이 흐릿한 상태가 하루 이상 이어지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체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전신마취 후유증을 줄이려면 수술 전 앓고 있는 질환과 복용 중인 약물, 알레르기 이력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회복 기간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충분히 휴식하며, 증상이 예상보다 오래가거나 갑자기 심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수술받은 병원이나 응급실에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