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앞이 핑 돌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단순한 수면 부족이나 빈혈로 넘기기 쉽지만, 이런 어지럼증이 심한 갈증이나 잦은 소변과 함께 나타난다면 혈당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고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정상 범위를 넘어선 상태를 말한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액이 끈적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지럼증이나 머리가 멍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식사 후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은 뒤 유독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혈당 변화와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고혈당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보통 혼자 나타나지 않는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 심한 갈증, 소변량과 빈도가 늘어나는 다뇨,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쉽게 피로해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까지 겹친다면 단순 어지럼증이 아닌 혈당 문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대한내분비학회에 따르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삼투압 변화로 체내 수분이 소변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가면서 탈수가 진행되고, 이는 어지럼증과 무기력감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증상이 서서히 누적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혈당 수치가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고혈당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혈당이 매우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 같은 급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의식 저하나 혼수 상태까지 나타날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가정에서 혈당측정기로 공복혈당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어지럼증의 원인이 저혈당인지 고혈당인지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혈당은 보통 식사를 거르거나 운동 후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손떨림, 식은땀, 극심한 공복감이 동반되는 반면, 고혈당은 서서히 진행되며 갈증과 다뇨가 먼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두 상태 모두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대처 방법이 다르므로 혈당 측정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 경우, 평소 단 음식과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생활을 해온 경우라면 어지럼증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경계 수준으로 나왔던 사람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상이다.
혈당 이상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가정용 혈당측정기로 공복 혈당을 확인하는 것이다. 공복혈당이 126mg/dL을 넘거나 식후 혈당이 200mg/dL 이상으로 측정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특정 수치가 반복적으로 높게 나오는데도 방치하면 혈관과 신경 손상 등 만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질병관리청은 고혈당 관리를 위해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단순당이 많은 음료나 간식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꾸준한 신체활동 역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어지럼증이 반복되면서 갈증, 다뇨,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방치하지 말고 내분비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찾아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어지럼증과 함께 의식이 흐릿해지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평소 혈당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큰 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