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볼 때마다 따갑고 화끈거리던 증상이 며칠째 이어지다가 갑자기 39도 가까운 고열이 나면서 온몸이 떨리고 오한이 심해졌다면 단순한 방광염이 아니라 요로감염이 패혈증으로 번진 상황일 수 있다. 요로감염 패혈증은 방광이나 신장에서 시작된 세균 감염이 혈류까지 퍼져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로, 빠르게 악화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이 흐려지는 위험한 단계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요로감염은 대장균 등의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배뇨 시 통증과 잔뇨감, 하루 여러 차례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 등이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요도가 짧아 세균이 방광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어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며, 방광염 단계에서 적절히 치료받으면 대부분 큰 문제 없이 호전된다.
문제는 방광염이 제때 치료되지 않고 세균이 요관을 거쳐 신장까지 올라가 신우신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다. 신우신염은 옆구리나 등 쪽 통증, 발열,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상태에서도 치료가 늦어지면 세균이나 세균이 만든 독소가 혈류로 흘러들어 전신성 염증 반응인 요로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고령자,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 요로결석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 흐름이 막혀 있는 사람, 장기간 유치도뇨관을 사용하는 환자, 임신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요로감염이 패혈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방광염 증상이 나타났을 때 더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로감염이 패혈증 단계로 넘어갔음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로는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반대로 36도 이하로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 심한 오한과 전신 떨림, 평소보다 빨라진 맥박과 호흡,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 평소와 다른 멍한 상태나 의식 혼미,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증상 등이 꼽힌다. 이러한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면 응급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고열과 혈압 저하 의심되면 응급실 방문 필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요로감염 패혈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는 소변검사로 세균과 염증 수치를 확인하고, 혈액검사와 혈액배양검사를 통해 세균이 혈류까지 퍼졌는지 살펴본다. 또한 초음파나 CT 같은 영상검사로 요로결석이나 폐쇄, 농양 등 감염을 악화시킨 원인이 있는지 함께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확인되면 가능한 빨리 정맥으로 항생제를 투여하고 수액을 공급해 혈압과 장기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가 이뤄진다. 패혈성 쇼크로 진행돼 혈압이 심하게 떨어진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 혈압을 끌어올리는 약물 치료와 집중 모니터링이 필요할 수 있으며, 요로 폐쇄가 원인이라면 소변 배출을 돕는 시술이 함께 고려된다.
요로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충분한 물을 마셔 소변으로 세균이 자연스럽게 배출되도록 돕고, 소변이 마려울 때 오래 참지 않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배변 후에는 앞에서 뒤로 닦아 세균이 요도 쪽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성관계 후에는 소변을 보는 것이 권장된다.
유치도뇨관을 사용하는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돌보는 가족과 보호자는 도뇨관 주변 위생 관리에 특히 신경 쓰고, 평소와 다르게 기운이 없거나 열이 나는 등 미묘한 변화가 있으면 단순 감기로 넘기지 말고 요로감염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방광염 증상이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고열과 오한, 몸이 떨리는 증상, 평소와 다른 의식 저하나 혈압 저하가 동반된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요로패혈증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보이면 빠르게 진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처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