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걸음걸이가 뒤뚱거리듯 변하고 소변을 자주 지리며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중년 이후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증상의 원인 중 하나로 수두증이 꼽히며, 정밀 검사에서 진단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수두증 수술은 뇌 안에 과도하게 고인 뇌척수액을 다른 부위로 배출시켜 뇌압을 낮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으로, 적절한 시기에 받으면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두증은 뇌 안에서 생성되고 흡수되는 뇌척수액의 균형이 깨지면서 뇌실이라는 공간에 액체가 과도하게 쌓이는 질환이다. 뇌척수액은 본래 뇌와 척수를 보호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순환 통로가 막히거나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뇌실이 점차 커지면서 주변 뇌 조직을 압박하게 된다. 이 압박이 지속되면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두증의 원인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영유아는 선천적인 뇌 구조 이상이나 출산 전후 발생한 뇌출혈, 감염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에서는 뇌출혈이나 뇌수막염을 앓은 뒤 후유증으로 생기거나, 뚜렷한 원인 없이 노년기에 발생하는 특발성 정상압수두증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 나타나는 정상압수두증은 걸음걸이 장애, 인지기능 저하, 요실금이라는 세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걸음을 뗄 때 발을 바닥에서 떼지 못하고 끄는 듯 걷거나 보폭이 좁아지며 자꾸 넘어지고, 기억력과 판단력이 둔해지는 변화를 보인다. 영아의 경우 머리둘레가 빠르게 커지고 숨구멍이 팽창하며 구토와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수두증이 의심되면 뇌 컴퓨터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으로 뇌실 크기와 뇌척수액의 분포를 확인한다. 정상압수두증이 의심될 때는 요추에서 뇌척수액을 일정량 배액한 뒤 증상이 얼마나 호전되는지 살펴보는 검사를 시행해 수술 효과를 예측해 보기도 한다. 이러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게 된다.
가장 널리 시행되는 수두증 수술은 뇌실-복막 단락술이다. 머리에 작은 구멍을 내고 뇌실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뒤, 이 관을 두피와 목, 가슴을 지나 복부까지 피부 아래로 연결해 과도한 뇌척수액이 복강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관 중간에는 압력을 조절하는 밸브가 달려 있어 뇌척수액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게 배출되지 않도록 조절한다.

뇌실과 복강을 연결하는 단락 수술 장면 /사진=AI 생성 이미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내시경을 이용한 제3뇌실 개창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 수술은 내시경으로 뇌실 벽에 작은 통로를 만들어 뇌척수액이 자연스러운 경로로 흐르도록 돕는 방식으로, 몸속에 관을 영구적으로 남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수두증의 원인과 뇌실 구조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보통 며칠 안에 두통이나 보행장애 같은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인지기능 회복은 비교적 더 천천히 나타날 수 있다. 수술 직후에는 상처 부위 감염 여부와 의식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며,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영상검사로 뇌실 크기 변화와 단락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단락 수술을 받았다고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삽입한 관이 막히거나 위치가 변하면서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드물게 감염이 발생해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두통이 다시 심해지거나 구토, 발열, 의식 변화가 나타나면 단락 기능 이상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
수술 후에는 정기적으로 외래를 방문해 영상검사와 신경학적 상태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밸브가 삽입된 부위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는 격렬한 운동이나 외상을 피하고, 평소와 다른 두통이나 보행 변화가 느껴지면 기록해 두었다가 진료 때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걸음이 눈에 띄게 불안정해지거나 기억력 저하, 소변 조절의 어려움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아의 머리둘레가 빠르게 커지거나 구토, 보챔이 지속될 때도 조기에 전문의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수두증은 수술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