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관절통과 만성 피로 뒤에는 비타민D 결핍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혈액검사의 25(OH)비타민D 수치는 20ng/mL 미만이면 결핍, 20~30ng/mL이면 부족으로 분류됩니다. 관리·사무직 종사자는 야외근무자보다 결핍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게 보고되었습니다.
얼마 전 친정어머니가 전화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온몸 뼈마디가 쑤시고 기운이 없는데, 병원에서 검사해봐도 별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 특별한 병명 없이 몸이 무겁고 여기저기 쑤신다는 하소연은 하루 종일 실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폐경 전후의 40~50대 여성, 식사량을 줄인 사람에게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혈액검사와 엑스레이상 뼈나 관절 자체에 이상이 없다면, 이어서 확인해볼 수 있는 항목 중 하나가 비타민D 수치입니다. 비타민D 수치는 뼈 통증이나 근력 저하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일반 건강검진 기본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하필 비타민D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가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의 한 종류로,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고 뼈의 형성과 재형성 과정에 관여합니다. 이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 뼈와 근육 조직에 필요한 칼슘과 인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뼈마디가 쑤시거나 근력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 대사를 조절해 뼈의 성장과 재형성에 관여하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근골격계질환뿐 아니라 암·심혈관계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습니다.[1]
몸속 여러 조직에 비타민D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뼈 외에도 면역 반응과 관련된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항바이러스 반응이나 염증 조절과 관련된 세포 신호 경로에 비타민D가 관여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비타민D의 항바이러스·면역조절 기전으로 카텔리시딘 생성 촉진, TLR2·TLR4 발현 억제, Th-1 세포 증식 억제, PI3K/AKT 경로를 통한 폐포 2형 세포 증식 촉진 등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2]
다만 이런 기전이 실제 임상 효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급성호흡기감염 예방 효과를 살펴본 메타분석에서는 전체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메타분석(RCT 30건, 참가자 30,263명)에서 비타민D 보충은 급성호흡기감염 예방에 전체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없었으며(RR 0.96), 고품질 연구만 따로 분석하면 유의성이 사라졌습니다(RR 0.89).[3]
비타민D가 여러 신체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과, 특정 효과가 확실히 검증되었다는 점은 구분해서 받아들이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내 근무자, 사무직이 특히 취약한 이유
비타민D는 음식보다 자외선을 받은 피부에서 합성되는 비율이 높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근무 형태는 결핍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관리·전문직 종사자는 농업·임업·어업 종사자보다 비타민D 결핍 위험이 2.93배, 사무직·기능직 종사자는 3.09배 높게 나타났으며, 이 연관성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유의하게 관찰되었습니다.[4]
위 통계에서 보듯 실내 근무 비중이 높을수록 결핍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진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합니다. 여기에 겨울철 짧은 일조시간, 피부색이 짙을수록 합성 효율이 낮다는 점, 체지방에 저장되어 순환량이 줄어드는 비만, 특정 약물 복용이 더해지면 결핍 위험은 함께 커집니다.
하루 대부분을 사무실·공장 등 실내에서 보내는 근무 형태
겨울~초봄처럼 자외선B 양이 줄어드는 계절
체지방률이 높아 비타민D가 조직에 저장되는 경우
스테로이드제, 일부 항경련제 등 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 복용
몸이 보내는 신호, 단순 피로와 어떻게 다른가
결핍이 진행되면 특정 관절 하나가 붓거나 뜨거워지는 관절염과 달리, 팔다리와 허리 전반에 걸쳐 은은하게 지속되는 통증이 나타납니다. 특히 허벅지, 골반 주변 근력 저하로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유독 힘이 든다는 호소가 흔합니다.
수치와 증상의 강도가 항상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검사 결과상 10ng/mL대로 뚜렷한 결핍인데도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20ng/mL대 부족 단계에서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도 있어 수치만으로 증상의 심각도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혈액검사 수치는 무엇을 재고, 어떻게 등급이 나뉘는가
혈액검사에서 실제로 측정하는 것은 ‘25-하이드록시비타민D(25(OH)D)’라는 저장형입니다. 몸속에서 실제로 작용하는 활성형 비타민D는 반감기가 짧고 부갑상선호르몬에 의해 촘촘하게 조절되어 체내 저장량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반면 25(OH)D는 반감기가 약 2~3주로 비교적 길어, 최근 몇 주간 축적된 상태를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검사 지표로 쓰입니다.
구분
25(OH)D 수치
해석
결핍
20ng/mL 미만
뼈·근육 증상과의 연관성이 높아지는 구간
부족
20~30ng/mL
경계 수준,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구간
충분
30ng/mL 이상
일반적으로 정상 범위로 분류되는 구간
검사 단위는 기관에 따라 nmol/L로 표기되기도 하는데, ng/mL 값에 2.5를 곱하면 nmol/L 값과 대략 맞아떨어집니다. 또한 같은 사람이라도 채혈 시기의 계절, 최근 야외활동량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단 한 번의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증상과 함께 해석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수치에 따라 달라지는 관리 방향
수치가 20~30ng/mL 사이의 경한 부족이라면 팔다리를 노출한 상태로 하루 15~30분, 주 3회 이상 야외활동을 늘리고 등푸른 생선, 달걀노른자 같은 식품 섭취를 함께 조정하는 방식으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20ng/mL 미만의 뚜렷한 결핍이라면 생활습관 조정만으로는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담해 보충제 용량과 복용 기간을 정하는 방법이 더 적합합니다.
보충제를 시작한 경우에도 수치가 즉시 오르지는 않으며, 통상 8~12주 뒤 재검사를 통해 회복 정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 계획을 조정합니다.
햇볕과 식품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경우
자외선차단제를 매일 꼼꼼히 바르는 습관, 위·장 절제 수술 등으로 지방 흡수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 만성 신장질환으로 활성화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야외활동이나 식품 섭취만으로 수치가 잘 오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인 질환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만인 경우 지용성인 비타민D가 지방조직에 더 많이 저장되어 혈중으로 순환하는 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같은 용량을 섭취해도 회복 속도가 더 느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시점
야외활동과 식습관을 2~3개월 정도 조정했는데도 뼈마디 통증과 피로감이 그대로이거나, 여기에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반복되는 근육 경련이 함께 나타난다면 재진을 통해 다른 원인 질환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성 신장질환, 갑상선 질환,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비타민D 대사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내분비내과나 가정의학과 등에서 원인을 함께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검사지를 받아든 뒤에 남는 질문들
자주 묻는 질문
Q. 비타민D 검사는 건강검진에 기본으로 포함되나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별도로 요청해야 합니다.
Q. 공복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별도의 공복 제한은 없어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검사가 가능합니다.
Q. 겨울과 여름에 같은 사람이라도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자외선B 양이 계절마다 달라 피부 합성량도 함께 변하기 때문에, 여름보다 겨울에 수치가 낮게 측정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결과를 해석할 때는 검사받은 계절과 최근 야외활동량을 함께 참고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Q. 보충제를 먹으면 며칠 만에 수치가 오르나요?
25(OH)D의 반감기가 2~3주로 길기 때문에 수치 변화는 서서히 나타납니다. 흡수율에는 개인차가 있어 보통 8~12주 뒤 재검사로 회복 정도를 확인합니다.
Q.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는데도 통증이 계속되면 무엇을 의심해야 하나요?
비타민D는 여러 원인 중 하나로 확인된 것일 뿐이므로, 갑상선 기능이나 다른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추가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