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다가 혹은 걷다가 갑자기 눈앞이 핑 돌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을 겪어본 사람이 적지 않다. 특별한 이유 없이 찾아오는 어지럼증은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지만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대부분은 심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만 동반 증상에 따라 응급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귀 안쪽 평형기관의 이상이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수초에서 수분간 반복된다면 귓속 전정기관에 있는 작은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생기는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다가 돌아눕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고개를 젖힐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정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전정신경염도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경우 체위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어지럼증이 수일간 이어지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감기와 비슷한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 최근 상기도 증상을 앓았다면 연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빙글빙글 도는 느낌보다는 눈앞이 아찔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라면 혈압이나 혈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핑 도는 기립성 저혈압은 특히 노년층이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경우 자주 나타난다. 탈수, 과로, 불규칙한 식사 역시 혈압 변화를 유발해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히 일어설 때 핑 도는 기립성 저혈압 주의 [그림=메디닉스DB]
빈혈 역시 간과하기 쉬운 원인이다. 철분 부족으로 혈액 내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면 어지럼증과 함께 피로감, 안색 창백, 두근거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월경량이 많거나 채식 위주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빈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혈액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리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 과호흡 상태에서도 어지럼증과 함께 손발 저림, 가슴 답답함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신체적 이상 없이 긴장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어지럼증을 겪는다면 심리적 요인과의 연관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드물지만 뇌혈관 질환이 원인인 경우다.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어지럼증과 함께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졸중의 전조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평소와 다른 극심한 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지럼증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 받아야 [그림=메디닉스DB]
당뇨가 있는 경우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도 어지럼증의 흔한 원인이다. 식은땀, 손떨림, 허기짐이 함께 나타난다면 저혈당 가능성을 우선 의심하고 당분을 섭취한 뒤 증상이 호전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목과 어깨 근육 긴장으로 인한 경추성 어지럼증도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며 목을 숙인 자세를 유지하면 목 근육이 경직되고 혈류와 신경 전달에 영향을 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목을 움직일 때 증상이 심해진다면 자세 교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하루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충분한 수분과 규칙적인 식사, 급격한 자세 변화 피하기만으로도 상당수의 어지럼증은 예방할 수 있다. 다만 구토, 심한 두통, 한쪽 신체 마비, 발음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