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혹은 식사를 마친 뒤 목 안쪽에서 씁쓸한 맛이 올라오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목에서 느껴지는 쓴맛은 위산 역류부터 구강 건조, 코와 목의 염증까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어 정확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거론되는 원인은 위식도역류질환이다.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를 거쳐 목 안쪽까지 올라오면서 쓰고 신 맛을 남기게 된다. 특히 늦은 밤 식사를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뒤 곧바로 누우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한소화기학회는 잦은 역류 증상이 있다면 식습관 조절과 함께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침 분비가 줄어드는 구강건조증도 목에서 쓴맛을 느끼게 하는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수면 중 입을 벌리고 자거나 방 안 습도가 낮으면 밤사이 입 안이 마르면서 아침에 쓴맛이나 텁텁한 느낌을 남길 수 있다. 일부 혈압약이나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등은 부작용으로 침 분비를 줄여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코와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면 콧물이 코 뒤쪽을 타고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흘러내리는 분비물이 목 점막을 자극하면서 쓴맛이나 이물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난 뒤 이런 증상이 이어진다면 부비동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후비루 증상은 목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스트레스나 피로가 누적돼 자율신경 균형이 흔들리면 미각 자체가 예민해지거나 왜곡돼 쓴맛을 느끼는 경우도 보고된다. 흡연과 잦은 음주 역시 구강 점막과 미각세포를 자극해 입안과 목에서 쓴맛을 남길 수 있다. 커피나 매운 음식, 탄산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습관도 목 점막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항생제나 일부 고혈압약, 당뇨약 등은 복용 중 미각에 영향을 줘 금속성 또는 쓴맛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최근 새로 복용을 시작한 약이 있다면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기보다는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드물게는 간이나 담낭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입과 목에서 쓴맛이 느껴진다는 보고가 있다.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소화 과정에서 쓴맛을 유발하는 성분이 역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비교적 드문 원인이므로 다른 소화기 증상이나 피부·눈 황달 등이 함께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파악 위해 진료받는 것이 안전한 방법 [그림=메디닉스DB]
목에서 쓴맛이 나는 원인은 이처럼 다양해 스스로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증상이 며칠 안에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이비인후과나 소화기내과를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위내시경이나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역류나 염증 여부를 살펴볼 수 있다.
일상에서는 몇 가지 습관만 바꿔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고 최소 두세 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카페인,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이다.
쓴맛과 함께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음식을 삼키기 힘든 증상, 목이 계속 아픈 증상이 동반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불편하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