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도 다녀오고 실내 온도도 적당한데 강아지가 계속 헥헥거린다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개는 땀샘이 발바닥에만 있어 혀를 내밀고 빠르게 숨을 쉬는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하는데, 이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하지만 편안히 쉬고 있는 상태에서도 헐떡임이 계속되거나 평소보다 유난히 심하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더위나 운동 직후의 생리적 반응이다. 여름철 실내외 온도차가 크거나 습도가 높으면 개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평소보다 오래 헥헥거릴 수 있다. 이런 경우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면 대개 시간이 지나며 호흡이 안정된다. 다만 단두종처럼 코가 짧은 품종은 기도 구조상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 더 쉽게 숨이 가빠질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불안이나 스트레스도 지속적인 헥헥거림의 흔한 원인이다. 낯선 장소, 천둥이나 폭죽 같은 큰 소리, 보호자와의 분리 등 상황에서 개는 긴장하면서 호흡이 빨라지고 침을 흘리거나 몸을 떠는 등의 행동을 함께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상황이 지나가면 호흡도 서서히 가라앉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특정 상황과 무관하게 헥헥거림이 반복된다면 신체적 원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통증도 지속적인 헐떡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관절염, 척추 문제, 복부 통증 등 몸 어딘가에 불편함이 있으면 개는 이를 직접 표현하지 못하고 대신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식욕 저하, 활동량 감소, 특정 자세를 취하지 않으려는 행동 등이 함께 나타나는지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와 다른 걸음걸이나 자세 변화가 동반된다면 통증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쉬는 중에도 계속되는 헐떡임은 자세히 관찰해야 [그림=메디닉스DB]
심장질환도 놓쳐서는 안 될 원인이다. 특히 노령견에서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폐에 체액이 고이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헥헥거림이 지속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침을 동반하거나 활동 후 쉽게 지치는 모습, 잇몸이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는 청색증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관찰되면 단순한 더위나 흥분으로 넘기지 말고 신속히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호흡기 질환 역시 원인이 될 수 있다. 기관지 협착, 폐렴, 알레르기성 기침 등이 있으면 개는 숨쉬기가 불편해 평소보다 빠르고 얕은 호흡을 지속적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소형견이나 노령견에서 기관이 좁아지는 기관허탈은 헐떡임과 함께 거위 울음소리 같은 특이한 기침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구분에 참고가 된다.
쿠싱증후군 같은 호르몬 질환도 지속적인 헥헥거림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부신에서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나타나는데,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늘며 배가 볼록해지는 증상과 함께 호흡이 거칠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중년 이후 개에서 이러한 변화가 동시에 관찰된다면 혈액검사를 포함한 정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속적인 헐떡임은 정밀 검사로 원인 확인 가능 [그림=메디닉스DB]
비만 역시 만성적인 헐떡임의 흔한 배경이다. 체지방이 많으면 흉곽 움직임이 제한되고 심장과 폐에 부담이 커져 평소에도 숨이 가빠지기 쉽다. 체중 관리는 단순히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호흡기와 심혈관계 건강 전반과 직결되므로, 반려견의 체형이 갈비뼈가 만져지지 않을 정도로 두툼하다면 사료량과 운동량 조절을 고려해볼 만하다.
약물 부작용이나 특정 성분 섭취 후 나타나는 일시적 헐떡임도 있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복용 중인 개는 부작용으로 호흡이 빨라지는 경우가 보고되어 있으며, 이런 경우는 처방한 수의사와 상담해 용량이나 약제 조정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약을 시작한 시점과 헐떡임 증상이 겹친다면 이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먼저 강아지가 편히 쉬고 있을 때 분당 호흡수를 세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안정 시 호흡수는 분당 15회에서 30회 내외로 알려져 있으며, 이보다 눈에 띄게 빠르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면 기록해두었다가 진료 시 알려주는 것이 좋다. 헥헥거림과 함께 잇몸이나 혀 색이 창백하거나 푸르게 변하거나, 축 늘어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모습이 보이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평소와 다르게 안정된 실내 환경에서도 헥헥거림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자가 판단으로 시간을 끌기보다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노령견이나 심장 및 호흡기 기저질환이 있는 개라면 증상이 가볍게 시작되더라도 경과를 세심히 지켜보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