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길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반려견이 덥석 주워 삼키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산책로나 공원 곳곳에 떨어진 도토리를 간식으로 착각해 입에 무는 경우가 많은데, 소량이면 큰 문제가 없지만 다량으로 섭취하면 구토와 설사를 넘어 신장 손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도토리에는 타닌이라는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타닌은 사람이 섭취했을 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개의 소화기 점막을 자극하고 체내에 흡수된 뒤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도토리를 소량 삼켰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구토와 설사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하루 이틀 안에 가벼운 소화기 증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도토리를 많이 먹었거나 여러 차례 반복해서 주워 먹었을 때다. 타닌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면 신장의 세뇨관 조직에 손상을 줘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장 손상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료가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신장 손상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꼽힌다. 초기에는 가벼운 구토 정도로 지나가다가 며칠 뒤 소변량이 줄거나 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 신장 기능 저하 징후가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
도토리 알맹이뿐 아니라 깍지나 껍질도 위험 요소다. 딱딱한 껍질 조각이 식도나 위장관에 걸리면 폐색을 일으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소형견이나 노령견은 작은 조각에도 장이 막힐 위험이 더 크다.
품종이나 체구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소형견은 같은 양을 먹어도 체내 농도가 높아져 중독 증상이 더 빨리,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기저 신장 질환이 있는 노령견이라면 소량만 섭취해도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가을철 공원이나 산책로에는 참나무류 아래로 도토리가 수북이 떨어져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바람이 분 다음 날이나 이른 아침에는 평소보다 많은 도토리가 떨어져 있을 수 있어 산책 경로를 고를 때부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산책로에 떨어진 도토리는 가을철 흔한 위험 요소 [그림=메디닉스DB]
반려견이 도토리를 삼키는 것을 목격했다면 바로 입안을 확인해 남아 있는 조각을 제거하고, 억지로 토하게 하기보다는 동물병원에 연락해 지침을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삼킨 양이 많거나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토나 설사가 하루 이상 이어지거나 물을 거의 마시지 않으면서 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변 횟수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도 신장 기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다.
예방을 위해서는 산책 중 목줄을 짧게 잡고 바닥을 살피며 걷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입마개나 훈련된 리콜 명령을 활용해 땅에 떨어진 물건을 입에 무는 행동 자체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을철 산책 후에는 입안과 변 상태를 한 번씩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