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그날 저녁 회식이나 약속이 잡혀 있어 술을 마셔도 되는지 고민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질염 치료제 중 일부 성분은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완치 전 음주를 반복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질염은 질 내 세균 균형이 깨지거나 곰팡이균이 과다 증식하면서 냉이 늘고 가려움, 냄새, 화끈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흔한 여성 질환이다. 세균성 질염과 칸디다성 질염이 대표적이며 원인에 따라 처방되는 약의 성분과 복용 방법이 다르다.
치료에는 먹는 항생제나 항진균제, 질 안에 직접 넣는 질정, 바르는 연고 등이 쓰인다. 증상이 가볍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면 균이 완전히 사멸하지 않아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처방받은 기간과 용법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세균성 질염 치료에 흔히 처방되는 항생제 성분 중에는 알코올과 함께 복용할 경우 디설피람과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들이 있다. 얼굴과 목이 붉어지는 홍조, 두통, 메스꺼움, 구토, 가슴 두근거림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심한 경우 혈압 변화까지 동반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복용 전 음주 가능 여부 확인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있는 약을 처방받으면 복용 기간은 물론 복용을 마친 뒤에도 일정 기간 술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약이 몸에서 완전히 대사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마지막 복용일로부터 최소 하루에서 사흘 정도는 음주를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항진균제 계열 질염 치료제도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이 알코올과 겹치면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평소 간 기능이 약하거나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라면 의료진과 상담 없이 임의로 음주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 자체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성분이라도 음주는 면역력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리고 질 내 환경을 변화시켜 치료 효과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 피로가 쌓이거나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술까지 더해지면 염증이 가라앉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회복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질염은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꼽힌다. 완치 판정을 받기 전에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술자리를 이어가면 남아 있던 균이 다시 번식해 며칠 만에 증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 처방받은 약은 증상이 사라져도 정해진 기간까지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질염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속옷을 입고 꽉 끼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리 기간이나 그 직후에는 위생용품을 자주 교체하고 과도한 질 세정은 오히려 정상 세균총을 무너뜨릴 수 있어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 술자리를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면 미리 담당 의료진에게 처방받은 약의 성분과 음주 가능 여부를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치료 후에도 냉의 양이나 냄새, 가려움이 계속되거나 발열, 골반 통증이 동반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다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