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 있어도 어떤 사람은 모기에 거의 물리지 않고, 어떤 사람은 팔과 다리에 물린 자국이 여러 개 생긴다. 이는 단순히 피가 달아서 생기는 현상이라기보다 모기가 사람을 찾을 때 읽는 생체 신호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모기는 사람의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피부의 열, 습기, 땀과 체취에 섞인 휘발성 물질을 종합해 흡혈 대상을 찾는다. 사람마다 냄새의 조합과 피부 표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모기에 더 쉽게 감지되는 차이가 생긴다.
최근 연구에서는 피부에서 나오는 특정 지방산 계열 물질이 모기 유인성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모기에 특히 잘 물리는 사람의 피부 냄새에서 카복실산 성분이 더 많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피부 기름과 미생물 활동이 얽혀 만들어지는 냄새 신호와 연결되며, 씻지 않아서 생기는 냄새와는 다른 문제다. 즉 모기가 잘 무는 사람은 위생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 모기가 구별하기 쉬운 냄새 지문을 가진 사람에 가깝다.
땀이 많은 사람도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운동 직후나 더운 날 야외 활동 뒤에는 피부 온도가 오르고, 땀 속 젖산과 암모니아, 각종 유기화합물이 피부 표면에 남는다. 여기에 체온과 습기가 더해지면 모기가 접근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땀이 늘어나는 경우에도 비슷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혈액형 하나만으로 모기 물림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모기 유인성은 유전적 체취, 피부 미생물, 대사 상태, 옷 색상, 주변 온도처럼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생활 속에서는 모기가 읽는 신호를 줄이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해 질 무렵부터 밤사이 야외에 머문다면 땀을 오래 방치하지 않고, 노출 부위를 줄이며, 어두운색보다 밝은색 옷을 고르는 편이 유리하다. 선풍기 바람은 체취와 이산화탄소가 한곳에 머무는 것을 흩뜨려 접근을 방해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모기 물림 예방을 위해 사용 지침에 맞는 EPA 등록 기피제 사용을 권고하며, DEET, 피카리딘, IR3535, 레몬유칼립투스오일 성분 등이 활용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모기에 자주 물리는 것은 체질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내보내는 냄새와 열 신호의 조합에 가깝다. 물린 뒤 심하게 긁으면 피부 상처와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려움이 있어도 자극을 줄이고, 야외 활동 전에는 예방 습관을 먼저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여름철 모기 관리는 모기를 완전히 피하는 일이 아니라, 모기가 나를 쉽게 찾지 못하게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