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 물린 자리가 손바닥만큼 크게 부어오르고 열감과 통증까지 느껴진다면 단순한 모기 물림이 아닐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모기 침샘 속 단백질에 몸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이른바 스키터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흔히 어린이에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인에게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스키터 증후군은 모기가 피를 빨기 위해 주입하는 침 속 단백질 성분에 대한 국소 알레르기 반응이다. 모기에 물리면 누구나 가렵고 붉게 부어오르지만, 이 반응이 유독 심하게 나타나 부기가 넓게 번지고 열감까지 동반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의학적으로는 큰 국소 반응이라고도 불린다.
성인이라도 처음 접하는 모기 종에 물리거나, 오랜만에 모기에 노출됐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스키터 증후군이 나타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병이나 만성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도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물린 부위가 붓고 붉어지며 만졌을 때 뜨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부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란이나 손바닥 크기까지 커지기도 하고, 심하면 물집이 잡히거나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가려움과 함께 미열이나 몸살 기운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모기 물린 부위 냉찜질로 부기 가라앉히기 [그림=메디닉스DB]
문제는 이런 증상이 세균 감염으로 인한 연조직염, 즉 봉와직염과 겉모습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두 질환 모두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지만 원인과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다. 자칫 스키터 증후군을 세균 감염으로 오인해 불필요한 항생제 치료를 받거나, 반대로 진짜 감염을 방치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스키터 증후군은 대개 물린 직후부터 수 시간 안에 붓기 시작해 하루 이틀 사이 가장 심해진 뒤 서서히 가라앉는 경과를 보인다. 반면 연조직염은 세균 감염이 원인이므로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점점 악화되고, 오한이나 고열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차이가 있다.
가벼운 스키터 증후군이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냉찜질과 항히스타민제 복용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부어오른 부위를 얼음주머니로 식혀주고, 가렵더라도 긁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려움이나 부기가 심하면 의사와 상의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 심하면 병원 진료 받아야 [그림=메디닉스DB]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체온이 38.5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부기와 발적이 물린 부위를 넘어 빠르게 번지거나, 고름이나 진물이 나오는 경우다. 또 숨쉬기가 힘들거나 어지럼증, 두드러기가 온몸에 퍼지는 등 알레르기 쇼크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모기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야외 활동 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 소매 옷을 입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새벽과 해질 무렵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 주변에 물이 고인 화분 받침이나 용기를 방치하지 않는 것도 모기 번식을 줄이는 방법이다.
스키터 증후군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물린 뒤에는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손으로 긁어 상처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하루 이틀 안에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다면 자가 치료를 고집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