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오래 앓아온 사람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집중력이 흐려지는 변화를 겪으며 치매를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뇨병이 신경퇴행성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뇌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최근 국제 학술지(PubMed 등재)에 발표된 연구가 이 연결고리를 밝히는 단서를 제시했다.
국제 학술지(PubMed 등재)는 최근 당뇨병과 신경퇴행성질환 위험 증가를 잇는 분자적 메커니즘을 다룬 논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2형 당뇨병이 치매나 인지저하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이미 여러 임상 관찰로 뒷받침됐지만, 뇌 속에서 실제로 어떤 세포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미세아교세포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 상주하는 면역세포로, 손상된 신경세포를 치우거나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포의 기능이 흐트러지면 신경퇴행 과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은 여러 신경과학 연구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가설이다.
이에 연구진은 당뇨 생쥐(db/db)와 당뇨가 없는 대조군 생쥐(db/m)의 미세아교세포를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추적했다. 전사체와 에피지놈 정보를 함께 담은 단일세포 지도를 구축해,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아교세포가 어떤 식으로 변해가는지를 세밀하게 비교 분석했다.

미세아교세포 분석에 쓰이는 단일세포 기술 /사진=AI 생성 이미지
분석 결과 연구진은 당뇨병 생쥐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병리학적 경로를 확인했다. 이 경로는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즉 시기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초기 단계에서 염증반응이 활성화되는 양상이 나타났고, 이후 중기에 이르러 세포의 상태가 뒤바뀌는 변곡점이 관찰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는 당뇨병이 뇌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시간에 따라 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결과는 당뇨병을 단순히 혈당이나 혈관 건강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뇌 속 면역세포의 노화 및 기능 변화와도 연결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당뇨병 관리가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보호와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꾸준한 운동은 혈당과 뇌 건강 모두에 도움 /사진=AI 생성 이미지
국내에서도 당뇨병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혈당 관리 소홀이 단기적인 합병증뿐 아니라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뇌 건강에도 누적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연구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가 평소보다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 등 인지기능 변화를 느낀다면 이를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은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일상에서는 혈당을 꾸준히 측정하고 식단과 운동으로 혈당 변동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걷기나 가벼운 근력운동을 주 3회 이상 실천하고,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저하가 두 달 이상 지속되면 내분비내과나 신경과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