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60~100회, 밤마다 귀에서 맥박 소리가 시작되는 지점
분당 60~100회.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 심장박동 수인데, 불을 끄고 누우면 같은 박자로 귀 안에서 울리는 소리가 또렷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밤에 누워 귀에 손을 대고 맥박 소리로 불편해하는 남성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런 증상을 박동성 이명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인 이명과 달리 심장박동이나 혈류의 흐름과 같은 리듬으로 들리는 것이 특징이며, 자세를 바꾸거나 목 혈관을 손으로 가볍게 누르면 소리가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밤에 특히 심해지는 이유는 주변이 조용해져 작은 혈류 소리까지 잘 들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운 자세에서 머리 쪽으로 가는 정맥 혈류와 혈압 분포가 달라지는 것도 영향을 줍니다.
혈류가 만든 소리 — 원인이 되는 혈관과 대사의 변화
박동성 이명의 가장 흔한 배경은 혈관 쪽 변화입니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로 혈관벽이 두꺼워지거나 좁아지면 같은 양의 혈액이 지나갈 때 와류가 생기면서 소리가 커집니다. 목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있거나, 귀 안쪽 뼈에 있는 S자 정맥굴 주변 구조가 얇아져 있는 경우에도 혈류 소리가 바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귀 옆 경동맥과 목 혈관을 반투명하게 보여주는 해부 그림 /사진=AI 생성 이미지
혈관 문제만이 아닙니다. 빈혈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심장이 평소보다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야 하는 상태에서도 심박출량이 늘면서 이명이 동반되기 쉽고,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은 혈관 탄력을 떨어뜨려 같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배경이 됩니다. 즉 귀에서 들리는 맥박 소리는 귀 자체보다 심혈관계와 대사 상태를 비추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수면과 인지 기능까지 이어지는 동반 신호들
밤에 심해지는 박동성 이명은 단순히 불편한 수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소리는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늘리고,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수면이 얕아지고 자주 끊기는 상태가 몇 주 이상 이어지면 낮 동안의 피로와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동반하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귀 부위에 손을 얹은 옆모습 클로즈업 /사진=AI 생성 이미지
또한 수면 중에는 혈압이 낮 시간보다 10~20% 정도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런 야간 혈압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박동성 이명이 더 뚜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밤마다 반복되는 맥박 소리는 수면 문제뿐 아니라 심혈관 위험을 가늠하는 단서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이명은 검사자도 함께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과 환자만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 이명으로 나뉘고,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열 명 중 두 명 이상이 이명을 경험했으며 그중 심한 경우는 7% 정도로 나타났습니다.[1]
박동성 이명은 혈류 소리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드물게는 진찰 중 청진기로도 들리는 타각적 이명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어,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신체 신호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에서 줄이는 법 — 염분·수면 자세·혈압 수치부터
박동성 이명이 혈관·대사 상태와 맞닿아 있다면, 혈압과 혈류를 안정시키는 쪽에 생활 관리 방향을 맞춰야 합니다. 아래 네 가지는 비교적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주방에서 채소에 소금을 적게 뿌리는 여성 /사진=AI 생성 이미지
- 하루 염분 섭취량을 소금 기준 5g(나트륨 약 2,000mg) 이하로 줄이기 — 국물 음식은 하루 1회 이하로 제한하기
- 잠들기 2시간 전부터 카페인·알코올 피하기, 상체를 15~20도 높여서 눕기
- 아침·저녁 하루 2회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기 — 수축기 140mmHg 이상이 반복되면 관리 신호로 보기
- 체질량지수(BMI) 23~25를 유지하고 주 3회 이상 30분 걷기 등 유산소 운동 이어가기
이 네 가지를 4주 정도 지켜본 뒤에도 소리 크기나 빈도가 줄지 않는다면, 생활 습관만으로 관리되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황별 관리 기준 — 생활습관 교정과 정밀검사 사이
모든 박동성 이명이 같은 수준의 대응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리의 양상과 동반 증상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집니다.

초음파 검사로 목 혈관을 확인하는 진료 장면 /사진=AI 생성 이미지
소리가 양쪽에서 비슷하게 들리고 혈압 관리만으로 변화가 있다면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시도해보는 쪽이 적절하고, 한쪽 귀에서만 계속되거나 두통·시야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혈관초음파나 MRA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쪽이 적절합니다.
돌발성 난청이나 뇌혈관 이상이 의심될 때
박동성 이명이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와 함께 나타난다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료 지침에서는 순음청력검사상 세 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 저하가 확인될 때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하며, 이런 환자의 약 3분의 2에서 이명이 함께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2]
이처럼 30dB 이상의 청력 저하가 수 시간~수일 내에 갑자기 발생했다면 72시간 이내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되는 응급 신호에 해당합니다. 다만 박동성 이명이 있다고 해서 모두 혈관 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빈혈처럼 비교적 가벼운 원인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섞여 있습니다. 소리의 강도보다는 갑작스러운 변화, 한쪽으로의 치우침, 두통이나 시야 이상이 함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