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증상이 없는 성인도 나이나 흡연력 등 알려진 위험 요인에 들지 않으면 암 검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소변 속 특정 성분을 분석해 이런 무증상 성인의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에 최근 실린 연구에 따르면, 연구팀은 소변 속 글리코사미노글리칸 구성(GAGome)을 분석해 증상이 없는 성인에게서 여러 암종의 발생 위험을 함께 예측할 수 있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라이프라인스 코호트 연구(Lifelines Cohort Study)에 등록된 건강한 무증상 성인 5,436명을 대상으로 사례-코호트 방식의 연구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 827명의 자료가 세부 분석에 포함됐다.
현재 임상에서 암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생체표지자는 따로 없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소변이라는 비교적 얻기 쉬운 검체로부터 다수의 암종을 아우르는 위험 신호를 찾아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은 세포 바깥쪽을 감싸는 세포외기질을 구성하는 긴 당사슬 성분으로, 체내 여러 조직에서 세포 간 신호 전달과 구조 유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양이 자라는 과정에서 주변 조직이 변형되면 이런 성분의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 아래 소변 속 성분 변화를 살피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소변 성분은 조직 구조 변화와 관련 있을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현재 국가 암 검진은 나이, 가족력, 흡연 등 이미 알려진 위험 요인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별하는 방식이어서, 뚜렷한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은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증상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에서 암 신호를 찾는 생체표지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런 생체표지자 연구는 아직 실험실 단계의 분석이 많아, 실제 진료 현장에서 검진 도구로 쓰이기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수행한 분석 역시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탐색적 연구이므로, 일반 인구 전체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검사법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국가에서 권고하는 정기 검진 주기를 지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은 연령대별 권고 주기에 맞춰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평소 체중 변화, 배변·배뇨 습관의 변화, 설명되지 않는 피로감이나 통증이 이어진다면 검진 주기와 무관하게 의료기관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안전하다. 가족 중 특정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더 이른 나이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금연과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신체활동, 과도한 음주 자제 등 생활습관 관리는 특정 생체표지자의 개발 여부와 관계없이 암 위험을 낮추는 데 꾸준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변 검사와 같은 새로운 검진 도구가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이런 기본적인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 검진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