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다시 소변이 마렵고, 아랫배가 묵직하게 당기는 느낌이 몇 달째 가시지 않는다면 단순한 방광염이 아니라 만성 방광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소변을 볼 때 따갑거나 시원하지 않은 느낌, 잔뇨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급성 방광염은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대개 며칠 안에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만성 방광염은 비슷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치료 후 증상이 사라졌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타나는 재발성 경과를 보이는 것이 큰 특징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하루에 여러 차례 소변을 보러 가는 빈뇨,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참기 어려운 급박뇨, 소변을 본 뒤에도 방광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은 듯한 잔뇨감이 꾸준히 꼽힌다. 아랫배나 골반 부위의 둔한 통증과 압박감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밤에 자다가 소변 때문에 여러 번 깨는 야간뇨도 만성 방광염을 겪는 사람들이 흔히 호소하는 불편이다. 일부에서는 소변 색이 진해지거나 혈뇨가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방광 외 다른 질환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밤마다 되풀이되는 야간뇨도 흔한 증상 /사진=AI 생성 이미지
만성 방광염의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다. 급성 감염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고 세균이 방광 점막 깊은 곳에 남아 있다가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고, 당뇨나 면역력 저하로 세균 감염에 취약해진 상태도 재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방광과 요도 점막이 얇아지고 방어력이 떨어지는 것도 만성화를 부르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세균 감염이 아니라 방광 자체의 염증으로 비슷한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간질성 방광염도 구별해서 진단해야 하는 질환이다.
수분 섭취가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거나,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 청결하지 못한 위생 관리도 방광 안에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성 접촉 후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옮겨가면서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증상이 반복되면 소변검사와 소변 세균배양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방광내시경이나 초음파 검사로 방광 안쪽 상태나 다른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증상만으로 자가 진단해 남은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내성균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 반복되면 검사로 원인균 확인 필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요로감염은 재발이 잦은 질환 중 하나로,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염증이 신장까지 번져 신우신염 등 더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이 가볍다고 넘기지 말고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를 처방된 기간만큼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세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다시 증식해 재발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처방받은 치료 기간을 지키는 것이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 소변을 자주 배출하고, 소변이 마려울 때 오래 참지 않는 습관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배뇨 후 회음부를 앞에서 뒤로 닦는 등 청결 관리에 신경 쓰고, 증상이 2주 이상 반복되거나 혈뇨, 발열이 동반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