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가 두세 달씩 건너뛰거나 얼굴에 여드름이 끊이지 않고, 체중이 자꾸 늘어 병원을 찾는 20·30대 여성이 적지 않다. 검사 끝에 다낭성난소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많은 환자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이 바로 약 이야기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는 부족한 경우 경구피임약이나 인슐린민감제, 배란유도제 등 증상과 목적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서 배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내분비질환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생식연령 여성 상당수가 이 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인슐린저항성, 체내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얼굴과 등에 여드름이 심해지고, 털이 많아지는 다모증이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탈모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이 늘고 잘 빠지지 않는다면 단순 비만이 아니라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진단은 생리 불규칙, 초음파에서 확인되는 다낭성 난소 소견, 혈액검사를 통한 남성호르몬 수치 등 세 가지 기준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할 때 내려진다. 다른 질환으로 인한 호르몬 이상을 배제하기 위해 갑상선 기능이나 프로락틴 수치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진단에 쓰이는 초음파 검사 /사진=AI 생성 이미지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들은 체중의 5에서 10퍼센트만 줄여도 배란과 생리 주기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정제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으로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로 권고된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임신 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경구피임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생리 주기를 규칙적으로 만들고 과다 분비된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여드름과 다모증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드름이나 다모증이 특히 심하면 항안드로겐 성분이 포함된 약을 추가로 쓰기도 한다. 다만 이런 약은 남아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피임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간 기능 이상이나 혈전 위험 등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전문의 처방과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인슐린저항성, 당뇨 전단계 소견이 함께 나타나는 환자에게는 메트포르민 같은 인슐린민감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배란 기능을 돕고 체중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복용 초기에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같은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과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약물치료 /사진=AI 생성 이미지
임신을 원하는데 자연 배란이 어려운 경우에는 배란유도제를 사용한다.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 계열 약이 대표적으로 쓰이며, 배란을 유도해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다태아 임신이나 난소과자극증후군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초음파로 난소 반응을 확인하며 용량을 조절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약들이 모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임의로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의 처방약을 나눠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같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도 증상과 임신 계획, 동반 질환에 따라 적합한 약물 조합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가진단으로 특정 약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다낭성난소증후군 관리의 중심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끌고 가는 것이다. 생리가 세 달 이상 없거나 여드름과 체중 변화가 동시에 심해졌다면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초음파로 경과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