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과 오한이 갑자기 찾아오고 숨이 가빠지며 평소와 다르게 멍한 느낌이 든다면 단순한 감기나 몸살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몸속에서 감염이 퍼지면서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어서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전신 장기에 손상을 주는 상태로, 초기에 알아채지 못하면 짧은 시간 안에 위중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패혈증은 폐렴이나 요로감염, 복부 감염, 피부 상처 감염 등 비교적 흔한 감염이 제때 치료되지 않고 혈류로 번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자나 당뇨, 간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 영유아는 감염이 쉽게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하다.
패혈증 초기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심한 오한이다. 체온이 갑자기 오르면서 몸이 떨리고 이가 딱딱 맞물릴 정도의 한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노약자에서는 열이 오르지 않고 체온이 오히려 떨어지는 저체온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해서 단순히 열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는 것도 중요한 신호다. 가만히 있어도 맥박이 분당 100회를 넘거나 숨을 몰아쉬는 느낌이 들면 몸속 염증 반응으로 혈압이 떨어지고 산소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부가 얼룩덜룩해지는 변화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국소 감염이 혈류로 퍼지면 패혈증으로 진행 [그림=메디닉스DB]
평소와 다르게 말이 어눌해지거나 멍하게 반응이 느려지고,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도 패혈증을 의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신호다.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변화로,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평소와 다르게 이상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관찰이 특히 중요하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도 놓치기 쉬운 초기 증상 중 하나다.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몸에서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패혈증이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하루 소변량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적어졌다면 다른 증상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피부 감염이나 상처 부위가 있다면 그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지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상처 부위가 뜨겁고 분비물이 늘어나며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 그 부위의 감염이 전신으로 퍼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상처 통증 심해지면 감염 확산 의심해야 [그림=메디닉스DB]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열, 오한, 빠른 심박수와 호흡, 혼란, 극심한 통증이나 불편감, 축축하고 끈적한 피부 등을 패혈증 의심 증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 가운데 두세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짧은 시간에 빠르게 악화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패혈증은 치료가 몇 시간만 늦어져도 장기부전이나 패혈성 쇼크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른바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항생제 투여와 수액 치료가 빠르게 시작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의심 증상이 보이면 자가 판단으로 해열제만 먹으며 지켜보기보다 의료기관에서 혈액검사와 진찰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상처나 감염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상처는 깨끗이 씻고 소독하며, 방광염이나 폐렴 같은 흔한 감염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끝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열과 오한, 빠른 호흡, 의식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거나 평소와 다르게 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늦기 전에 응급실을 찾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