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를 마치고 몇 주가 지났는데도 치료받은 피부가 벗겨지고 쉽게 지치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방사선치료 후유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암 치료 과정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지만 종류와 정도가 사람마다 달라 미리 알아두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 후유증은 치료 중이나 끝난 직후 나타나는 급성 반응과, 치료가 끝난 뒤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 서서히 드러나는 지연성 반응으로 나뉜다. 급성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가라앉지만 지연성 반응은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후유증은 피부 반응이다. 방사선이 지나간 피부는 햇볕에 심하게 탄 것처럼 붉어지고 건조해지며 가렵고, 치료 강도가 세거나 범위가 넓으면 벗겨지거나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이런 방사선피부염은 대개 치료 종료 후 몇 주 안에 서서히 호전된다.
피로감도 많은 환자가 공통으로 겪는 증상이다. 전신 방사선 피로는 치료 부위와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몸이 손상된 세포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도 달라진다. 두경부에 방사선을 받으면 구강 점막염과 입 마름, 미각 변화가 생기기 쉽고, 가슴 부위는 식도 자극으로 삼킴이 불편해지거나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나 골반 부위는 설사와 방광 자극 증상이 흔하게 보고된다.

방사선피부염으로 거칠어진 피부 [그림=메디닉스DB]
뇌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감소 같은 인지기능 변화가 수개월 뒤 나타날 수 있어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런 증상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가족과 의료진에게 미리 알려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가 끝난 뒤 한참 지나 생기는 지연성 후유증으로는 조직이 단단해지고 탄력이 줄어드는 섬유화,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이 대표적이다. 드물게는 장이 좁아지거나 주변 장기와 비정상 통로가 생기는 합병증도 보고되지만 발생 빈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이런 지연성 변화가 생기는 이유는 방사선이 암세포뿐 아니라 주변 정상세포의 유전물질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혈관과 결합조직 구조가 서서히 변하면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증상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적된 방사선량이 많을수록 이런 변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

섬유화와 림프부종으로 변한 조직 비교 [그림=메디닉스DB]
매우 드물지만 방사선을 받은 부위에서 수년 뒤 다른 종류의 암이 새로 생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관련 학회는 치료로 얻는 이익이 이런 위험보다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치료 후 장기적인 추적 검진의 중요성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피부 가려움이나 따가움이 심해도 처방받지 않은 연고나 민간요법을 임의로 바르면 자극이 심해지거나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증상이 불편하더라도 치료를 담당한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과 먼저 상담해 안전한 제품을 안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 후유증을 줄이려면 치료받은 부위를 자극적인 세정제 없이 미지근한 물로 씻고, 향이 강하지 않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건조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색소 변화가 심해질 수 있어 외출 시 옷이나 모자로 가리는 것이 권장된다.
피로감이 심할 때는 무리한 활동보다 가벼운 산책 같은 저강도 운동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로 체력을 천천히 회복하는 것이 좋다. 다만 고열이 나거나 치료 부위에서 진물·악취가 나거나 호흡이 갑자기 힘들어지는 등 증상이 급격히 나빠지면 미루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