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와 복통이 몇 달째 반복돼요, 원인부터 다시 짚어봅니다
설사와 복통이 몇 달째 반복되면 흔히 예민한 장이나 스트레스, 혹은 최근 먹은 음식 탓이라고 짐작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몸이 특정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체중 감소, 혈변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배탈과는 다른 기전이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검사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20~30대 활동 인구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나타나며, 짧게는 몇 주 안에 호전되기도 하지만 몇 달째 반복된다면 원인을 좁혀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배경 질환들
만성적인 설사와 복통은 기능성 문제와 기질적 질환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처럼 장 점막에 뚜렷한 손상은 없지만 장운동과 감각이 예민해져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처럼 장 점막에 실제 염증이 발생해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밖에 세균성·바이러스성 장염 이후 회복이 더딘 경우, 유당불내증처럼 특정 음식 성분을 소화하지 못해 반복되는 경우, 장내 세균 과증식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면서 항문 주위 불편감이나 궤양성 병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병변은 겉보기만으로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워 정밀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항문 궤양은 간혹 크론병, 결핵, 항문암, 항문 농양, 항문루, 거대세포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와의 감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1]
동반 증상으로 짚어보는 위험 신호
설사의 양상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물설사가 하루 여러 차례 이어지는지, 점액이나 혈액이 섞이는지, 배변 후에도 통증이 남는지에 따라 의심되는 원인이 달라집니다. 특히 야간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다면 기능성 문제보다 염증성 질환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체중 감소, 발열, 빈혈, 항문 주위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경고 증상으로 분류됩니다.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배변 관련 증상 외에도 항문 주위 병변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크론병 환자 546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265명(48.5%)에서 치루가 발생했고, 이 중 82명(15.0%)은 크론병 진단보다 치루가 먼저 나타났습니다.[2]
검사가 측정하는 것 — 대변과 혈액 속 염증 신호
대변 칼프로텍틴 검사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에서 나오는 단백질을 측정합니다. 장 점막에 염증이 있으면 호중구가 점막으로 몰려들면서 이 단백질이 대변으로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수치가 높을수록 점막 염증의 가능성이 커집니다. 정상치는 대개 50μg/g 미만으로 보며, 200μg/g을 넘어서면 점막에 실제 염증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그 사이 수치는 경계 구간으로 분류해 추적 관찰이나 추가 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액검사에서는 CRP와 적혈구침강속도를 함께 확인합니다. CRP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급성기 반응 단백질로, 몸 어딘가에 염증이 생기면 수 시간 안에 빠르게 올라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적혈구침강속도는 염증이 생겼을 때 적혈구가 뭉쳐 가라앉는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검사로, CRP보다 반응은 느리지만 만성 염증을 확인하는 데 참고가 됩니다.
| 구분 | 측정 원리 | 결과 해석 |
|---|
| 대변 칼프로텍틴 | 장 점막 염증 시 증가하는 호중구 단백질 측정 | 정상 50 미만, 경계 50~200, 이상 200 이상(μg/g) |
| CRP | 간에서 생성되는 급성기 염증 단백질 측정 | 수 시간 내 상승, 급성 염증에 민감 |
| 대장내시경·조직검사 | 점막을 직접 관찰하고 조직을 현미경으로 확인 | 궤양·협착·육아종 등 형태 변화 확인 |
내시경과 조직검사 — 점막을 직접 확인하는 원리
대변·혈액검사가 간접적인 염증 신호를 읽는 것이라면, 대장내시경은 점막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내시경으로 궤양의 모양과 분포, 협착 여부를 살피고, 의심되는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합니다. 조직검사에서는 염증세포의 종류와 배열, 크론병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육아종 유무 등을 판독합니다.
검사 전날 저녁부터 장 정결제를 복용해 장을 비우고, 검사 자체는 보통 15~30분 정도 걸립니다. 조직을 채취하거나 용종을 제거하는 경우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고, 병리 판독까지 포함하면 결과는 1주일 안팎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경계·이상, 결과를 해석하는 기준
검사 결과는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칼프로텍틴과 CRP가 모두 정상 범위이고 경고 증상이 없다면 기능성 문제 쪽에 무게가 실리고, 두 수치가 함께 올라가 있거나 내시경에서 점막 변화가 확인되면 염증성 장질환 등 기질적 원인 쪽으로 판단이 기울게 됩니다.
다만 검사 결과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칼프로텍틴은 소염진통제 복용이나 최근 감염만으로도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고, 대변잠혈검사는 치질이나 월경혈 등 다른 요인으로 양성이 나오기도 합니다. 정상 결과라 해도 이른 시기의 염증은 완전히 배제되지 않을 수 있어, 증상이 계속된다면 일정 기간을 두고 재검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관리 단계
- 식이일지를 2주 정도 기록해 증상이 심해지는 음식이나 시간대를 확인합니다.
- 하루 물 섭취량을 1.5~2리터 정도로 유지해 대변 상태를 살핍니다.
- 특정 음식군을 줄이는 저자극 식단을 4~6주 정도 시도해보고 증상 변화를 비교합니다.
- 하루 20~25그램 정도의 식이섬유를 나눠 섭취하며 변화를 관찰합니다.
위 방법들은 증상 관리에 참고가 될 수 있지만, 검사로 원인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증상에 따라 달라지는 대처, 상황별 판단 기준
경고 증상 없이 스트레스나 특정 시기와 뚜렷이 연관되어 반복된다면 식이 조정과 경과 관찰을 먼저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체중 감소나 혈변, 야간 통증처럼 경고 증상이 동반된다면 대변·혈액검사를 거쳐 내시경까지 포함한 정밀검사를 우선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언제 진료가 필요한 시점인가
염증성 장질환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합병증이 쌓일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른 시점에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루의 누적 발생률은 진단 후 1년 40.7%, 5년 48.2%, 10년 55.3%, 20년 62.1%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3]
- 체중이 뚜렷이 줄어드는 경우
- 대변에 피가 섞이거나 검게 변하는 경우
- 밤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
- 발열이나 빈혈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 항문 주위 통증이나 분비물이 있는 경우
검사와 결과 해석에 관해 궁금한 점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