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쉽게 지치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얼굴이 유난히 하얗게 보인다면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겪은 사람들이 약국이나 포털에서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 중 하나가 바로 ‘빈혈약’이다. 하지만 빈혈은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르고, 맞지 않는 약을 임의로 복용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빈혈 중 가장 흔한 형태는 철분이 부족해 적혈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철결핍성 빈혈이다. 월경량이 많은 여성이나 성장기 청소년, 임신부, 위장관 출혈이 있는 경우에 특히 많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비타민B12나 엽산이 부족해 생기는 거대적혈구성 빈혈, 만성질환이나 신장질환에 동반되는 빈혈 등 원인이 다양하다.
약국이나 온라인에서 흔히 ‘빈혈약’이라 불리는 제품은 대부분 철분을 보충하는 철분제다. 철분제는 황산철, 글루콘산철 등 여러 형태로 나오며 흡수율과 위장장애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 비타민B12나 엽산 결핍이 원인인 빈혈에는 철분제가 아니라 해당 성분을 보충하는 약이 따로 필요해, 자신의 빈혈 유형을 모른 채 철분제만 찾아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빈혈 증상이 반복된다면 임의로 철분제를 사 먹기 전에 혈액검사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권한다. 철분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철분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몸속에 철분이 과도하게 쌓여 간이나 심장 등 장기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장관 출혈이나 다른 질환이 빈혈의 원인인 경우 철분제만으로는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혈액검사로 빈혈 종류부터 확인 [그림=메디닉스DB]
일반적인 철분제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지만, 빈혈 정도가 심하거나 원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혈액검사 결과에 맞춰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철분제를 포함한 영양보충용 의약품도 정해진 용량과 기간을 지켜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철분제는 공복에 복용할 때 흡수율이 높아지지만 위장 장애가 심하면 식사 직후 복용해도 된다. 비타민C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잘되는 반면, 커피나 차에 들어 있는 탄닌 성분, 칼슘 제제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떨어질 수 있어 복용 시간에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철분제를 복용하면 변비, 속쓰림, 메스꺼움 같은 위장장애가 흔히 나타나고 대변 색이 검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부분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복통이 심하거나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담해 제형을 바꾸거나 복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철분제 복용 전후 식습관도 중요 [그림=메디닉스DB]
빈혈약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바로 끊기보다 혈액 속 철분 저장량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몇 개월에 걸쳐 복용하며 중간에 혈액검사로 수치를 확인해 복용 기간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과 함께 숨이 많이 차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평소보다 월경량이 급격히 늘었거나 대변이 검은색을 띤다면 단순 빈혈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위장관 출혈 등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일상에서는 철분이 풍부한 붉은 살고기, 달걀, 시금치, 콩류 등을 식단에 꾸준히 포함하고, 피로나 어지럼증이 반복되면 자가진단보다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빈혈 관리의 기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