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심하게 밀려오고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목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한 감기로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증상은 뇌와 척수를 감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에서 흔히 나타나며, 원인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다양한 병원체가 뇌와 척수를 둘러싼 수막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비교적 경과가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성 뇌수막염은 진행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커 신속한 치료가 요구된다.
뇌수막염이 전염되는지 여부는 원인 병원체에 따라 다르다. 세균성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병원체 자체는 호흡기나 침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지만, 옮은 사람 모두가 반드시 뇌수막염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며 단순한 인후염이나 감기 증상으로 그치는 경우도 있다.
전파 경로는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로 나오는 비말, 침이 묻은 물건이나 식기 공유, 입맞춤 등 밀접한 접촉을 통해서다. 기숙사나 군대, 어린이집처럼 여러 사람이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전파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유의해야 한다.

기침과 밀접 접촉으로 전파되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초기 증상은 감기나 몸살과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발열과 두통, 근육통이 먼저 나타난 뒤 시간이 지나면서 목이 뻣뻣해지는 경부 강직, 밝은 빛에 눈이 시린 광과민증, 구토 등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세균성 수막구균 감염에서는 피부에 자색 반점이 동반되기도 한다.
영유아와 노년층,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뇌수막염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비교적 크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가족이나 동거인, 기숙사 룸메이트처럼 밀접 접촉자는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신경학적 진찰과 함께 척수액을 채취해 분석하는 검사를 통해 원인 병원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혈액검사와 영상검사가 함께 이뤄지는 경우도 있으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이후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인 병원체 확인을 위한 척수액 검사 [그림=메디닉스DB]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확인되면 항생제 치료가 신속하게 시작되며, 바이러스성인 경우에는 증상에 따라 수액이나 해열제 등 보조적인 치료를 병행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세균성 뇌수막염 환자는 전파를 막기 위해 일정 기간 격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질병관리청은 수막구균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영유아를 위한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백신 접종을 통해 뇌수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해당 시기에 맞춰 정해진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세균성 뇌수막염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세균성 뇌수막염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가족이나 동거인은 증상이 없더라도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예방적 항생제를 복용하도록 권고받을 수 있다. 환자와 식기나 컵을 함께 쓰지 않고, 환자가 사용한 물건을 따로 소독하는 것도 가정 내 전파를 줄이는 방법이다.
평소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뇌수막염을 포함한 여러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열과 심한 두통,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