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심한 두통과 고열이 함께 찾아오고 목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 몸살로 넘기지 말고 뇌수막염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와 척수를 감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이 질환은 초기 증상이 감기나 몸살과 비슷해 놓치기 쉽지만 진행 속도가 빨라 대응이 늦어지면 위험할 수 있다.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은 대개 증상이 비교적 가볍고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성은 짧은 시간 안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인 병원체를 확인하는 검사가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고열, 심한 두통, 목이 뻣뻣해지는 경부 강직이다. 특히 고개를 앞으로 숙일 때 목 뒤쪽이 심하게 당기고 아프다면 단순 근육통과는 다른 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구토, 전신 무력감,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빛에 노출됐을 때 눈이 심하게 부시고 아픈 광과민증도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밝은 조명이나 햇빛만 봐도 두통이 심해지고 눈을 뜨기 힘들다면 뇌수막염을 포함한 뇌 관련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평소와 다르게 말이 어눌해지는 등 인지 기능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빛에 눈이 부시고 아픈 광과민증도 나타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영유아나 어린아이는 성인과 증상 표현 방식이 달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말로 통증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는 고열과 함께 심하게 보채거나 반대로 축 처지고, 잘 먹지 않으며, 대천문이라 불리는 정수리 부분이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피부에 붉거나 자줏빛을 띠는 반점, 즉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세균성 뇌수막염의 위험 신호로 알려져 있다. 유리컵으로 피부를 눌렀을 때 발진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면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감기나 독감과 구별이 쉽지 않다는 점도 뇌수막염을 위험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반적인 몸살은 하루 이틀 지나면 서서히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뇌수막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두통과 발열이 오히려 심해지고 의식 상태까지 나빠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경과를 지켜보기보다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진단은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에 더해 척수액 검사, 혈액 검사, 영상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이뤄진다. 세균성으로 확인되면 항생제 치료를 신속히 시작해야 하며, 바이러스성인 경우에는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를 하며 경과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해야 [그림=메디닉스DB]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은 영유아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포함된 관련 백신을 시기에 맞춰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이나 기숙사 등에서는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평소 손 씻기를 습관화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감염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몸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고열과 두통이 함께 나타나면서 목이 뻣뻣해지거나 평소와 다른 의식 변화, 원인 모를 발진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이나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특히 영유아나 노약자,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작은 이상 신호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