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관자놀이가 조여드는 듯한 두통을 경험하는 임산부가 적지 않다. 평소와 다른 통증 양상에 놀라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데, 임신 중 두통은 호르몬 변화나 혈압 변동, 수면 부족 등 비교적 흔한 원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는 자간전증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원인을 구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초기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농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호르몬 변화는 뇌혈관의 수축과 확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생리 전후에 두통을 자주 겪던 여성이라면 임신 초기에도 비슷한 양상의 통증을 느끼기 쉽다.
임신이 진행되면서 혈액량이 늘어나고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순환시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지거나 높아지면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임신 중기 이후 혈압이 평소보다 올라가는 경우라면 단순 두통으로 넘기지 말고 혈압을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도 임산부 두통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 불안감, 야간 소변 증가 등으로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지면 만성적인 긴장성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즐기던 임산부가 임신을 확인한 뒤 갑자기 섭취를 줄이는 경우에도 금단 증상으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커피 대신 수분 섭취로 두통 예방 [그림=메디닉스DB]
식사 간격이 길어지거나 입덧으로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해 혈당이 떨어지는 것도 두통을 부르는 요인이다. 또한 임신 중에는 체내 수분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로 인한 두통이 쉽게 생길 수 있어 평소보다 물을 더 자주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코막힘이나 부비동염 같은 비염성 질환도 임신 중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코 점막이 붓는 임신성 비염이 흔히 나타나는데, 이로 인한 압박감이 이마나 눈 주변 두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임신 중기 이후, 특히 임신 20주 이후에 평소와 다르게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나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증상, 손발이나 얼굴이 급격히 붓는 증상, 오른쪽 윗배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간전증의 신호일 수 있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이러한 증상이 동반된 두통을 가볍게 넘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두통 외 시야 이상 부종 동반되면 자간전증 의심 [그림=메디닉스DB]
자세 변화와 목·어깨 긴장도 두통과 관련이 있다. 체중이 늘면서 자세가 앞으로 기울거나 허리와 어깨에 부담이 커지면 긴장성 두통이 뒤통수나 목 부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이 있을 때 임의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복용량과 횟수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며, 이부프로펜이나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임신 시기에 따라 사용이 제한될 수 있어 자가 판단으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적절한 휴식이 기본이 된다. 어두운 곳에서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거나 목과 어깨를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 따뜻한 물로 샤워하며 긴장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두통이 평소보다 훨씬 심하거나 시야 이상, 급격한 부종, 윗배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미루지 말고 바로 산부인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