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유독 다리나 팔 한쪽이 쑤시고, 갑자기 고열이 오르면서 그 부위를 만지기만 해도 아프다면 단순한 몸살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아이가 멀쩡히 뛰어놀다가 갑자기 다리를 절뚝이며 바닥에 발을 딛지 못한다면 뼈 속 깊은 곳에 세균이 자리 잡은 ‘급성골수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급성골수염은 초기에 잡지 못하면 뼈가 손상되거나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골수염은 뼈 안쪽의 골수와 뼈 조직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균은 대부분 포도상구균 계열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 다른 세균이나 결핵균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균은 혈류를 타고 뼈까지 이동하거나, 골절·수술 등으로 생긴 상처를 통해 직접 침입하거나, 주변 조직의 감염이 뼈로 번지는 경로로 발생한다. 증상이 수일에서 수주 안에 급격히 나타나는 경우를 급성골수염이라 부른다.
특히 성장판 주변에 혈관이 풍부한 어린이는 혈류를 통한 감염에 취약해 급성골수염이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환자나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과 기저질환자, 골절이나 뼈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도 위험군에 속한다. 발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당뇨발 환자는 상처 부위 뼈까지 염증이 번져 만성 골수염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특정 뼈 부위에 생기는 통증이다. 통증은 가만히 있어도 느껴지고 움직이거나 누르면 더 심해지며, 해당 부위가 붓고 붉어지며 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린아이의 경우 말로 아픈 곳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 갑자기 다리를 절거나 팔을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모습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영유아는 국소 증상 없이 고열과 짜증, 보챔만 보이는 경우도 있어 부모가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세균이 뼈 속 골수까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그림=메디닉스DB]
세균이 뼈에 도달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혈류를 타고 다른 부위의 감염이 뼈까지 퍼지는 혈행성 감염, 당뇨발 궤양이나 욕창처럼 주변 조직의 감염이 뼈로 직접 번지는 경우, 골절이나 뼈 수술 등으로 상처가 생겨 세균이 곧바로 뼈에 들어가는 경우다. 성인은 수술이나 외상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어린이는 혈행성 감염이 가장 흔한 경로로 알려져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인 C반응성단백과 적혈구 침강속도, 백혈구 수를 확인하고, 혈액배양으로 원인균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영상검사에서는 엑스레이가 초기에는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자기공명영상(MRI)이 조기 진단에 더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이 애매하거나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을 때는 뼈 조직을 직접 채취해 원인균을 확인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의 기본은 원인균에 맞춘 항생제를 정맥주사로 장기간 투여하는 것이다. 보통 수주에 걸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면 세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재발하거나 만성화될 위험이 커진다. 고름이 고이거나 이미 죽은 뼈 조직이 생긴 경우에는 항생제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고름을 빼내거나 손상된 뼈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함께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골수염은 수주간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치료 시기를 놓치면 급성골수염이 만성 골수염으로 넘어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어린이는 성장판이 손상되면 다리 길이가 짝짝이가 되거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염증이 주변 관절로 퍼지면 화농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드물게는 세균이 전신으로 퍼지는 패혈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면 즉시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당뇨발 궤양이 원인인 골수염은 급성보다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혈액순환이 떨어져 있어 치료 반응도 느린 편이다. 이런 경우 감염내과, 정형외과, 상처관리 전문의가 함께 참여해 혈류 개선과 상처 관리,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생긴 작은 상처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특정 부위의 뼈가 지속적으로 아프거나, 아이가 평소와 달리 다리를 절뚝이며 바닥을 딛지 못한다면 통증을 참기보다 빠르게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진통제로 통증만 가리면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당뇨병이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상처 부위를 매일 확인하고 청결하게 관리하며, 항생제 치료가 시작되면 증상이 나아져도 처방받은 기간을 끝까지 지켜 복용하는 것이 재발과 만성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