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다는 통보를 받고 당장 약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고지혈증약, 즉 지질저하제의 복용 시작 여부는 콜레스테롤 수치 하나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나이와 흡연, 혈압, 당뇨 여부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 LDL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기준치보다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에게 같은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며,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이 실제로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대한심장학회 등 관련 학회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함께 나이, 성별, 흡연 여부, 고혈압·당뇨병 동반 여부, 가족력 등을 반영한 심혈관 위험도 평가를 거쳐 약물 치료 시작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LDL콜레스테롤이 다소 높더라도 젊고 다른 위험 요인이 없는 경우라면 식이와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시도하며 지켜볼 수 있다. 반대로 수치가 경계선이라도 이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라면 약 복용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같은 수치도 혈관 부담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림=메디닉스DB]
이는 같은 콜레스테롤 수치라도 혈관이 받는 총 부담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흡연이나 고혈압, 당뇨병은 혈관 내벽에 손상을 더해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속도를 높이고, 이미 혈관질환을 겪은 사람은 재발 위험이 높아 더 엄격한 목표치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혈액검사 결과만 보고 즉석에서 약을 처방하기보다, 과거 병력과 가족력을 묻고 필요하면 혈압, 혈당, 체질량지수 등을 함께 확인한 뒤 위험도를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같은 수치라도 환자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단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스트레스, 일시적인 감염 등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는 변동할 수 있어, 경계선 수치가 나왔다면 일정 기간 뒤 재검사를 통해 추세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계선 수치는 재검사로 추세 확인해야 [그림=메디닉스DB]
약물 치료가 결정된 뒤에도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질저하제를 포함한 만성질환 약을 의사 상담 없이 갑자기 끊으면 수치가 다시 상승해 혈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약물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생활습관 관리는 함께 병행해야 한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식단,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걷기나 가벼운 운동은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고지혈증약 복용 여부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개인의 전체적인 심혈관 위험 그림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검진에서 경계선 수치를 받았다면 자가 진단으로 약을 구해 먹거나 임의로 끊지 말고,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찾아 위험도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