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슴 한쪽이 찌르듯 아프고, 숨을 깊게 들이쉬거나 기침을 할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심낭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싼 얇은 막인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가슴 통증의 양상이 일반적인 흉통과 다르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심낭염으로 인한 흉통은 누워 있을 때 더 심해지고, 앉아서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염증이 생긴 심낭이 자세에 따라 심장과 맞닿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으며, 통증이 어깨나 목, 등 쪽으로 퍼지는 경우도 흔하게 나타난다.
가슴 통증 외에도 미열, 전신 피로감, 마른기침, 가벼운 호흡곤란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염증으로 심낭 안에 체액이 고이면서 심장 박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심장학회 등 전문가들은 심낭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꼽는다. 감기나 장염을 앓고 난 뒤 1~2주가 지나 가슴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는 감염 후 면역 반응이 심낭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낭에 염증 생기면 가슴 통증 유발 [그림=메디닉스DB]
바이러스성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결핵이나 세균 감염, 심근경색이나 심장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도 심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심낭염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통증의 원인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문제는 심낭염의 흉통이 급성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위급한 심장질환의 증상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슴이 짓누르듯 아프거나 통증이 팔, 턱으로 퍼지면서 식은땀이 동반된다면 심낭염보다 심근경색 등 응급 상황을 먼저 떠올리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심전도 검사와 청진을 통해 심낭염 특유의 마찰음을 확인하고, 심장초음파로 심낭에 체액이 고였는지, 심장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를 살펴본다.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를 확인하는 것도 진단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청진·심전도로 심낭 마찰음 확인 [그림=메디닉스DB]
대부분의 심낭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콜히친 계열 약물로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수 주 안에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증상이 재발하거나 심낭에 체액이 많이 고여 심장을 압박하는 심한 경우에는 추가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회복 기간에는 격렬한 운동이나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고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가라앉았다고 해서 바로 평소처럼 운동을 재개하면 염증이 다시 악화될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해 운동 복귀 시점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몸살 기운이나 감기 증상을 앓고 난 직후에 가슴 통증이 새로 생겼다면 단순 후유증으로 여기지 말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평소와 다른 흉통 양상이 며칠 이상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편이 안전하다.
가슴 통증이 며칠째 이어지거나 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자가 진단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통증이 갑작스럽고 강하게 시작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이 함께 나타난다면 응급실 방문을 미루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