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평소보다 쉽게 짜증이 나고 집중하기 어렵거나 밤잠까지 설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더위 탓에 몸이 지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장기간의 고온 노출이 신체뿐 아니라 수면과 인지기능,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와 전문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도 지난 7월 31일 갱신한 폭염 건강정보에서 극심한 더위가 심혈관·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는 8월 12일 폭염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다룬 최신 전문가 분석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고온 환경이 지속되면 피로와 짜증, 사고 속도 저하,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더운 밤에 수면이 반복적으로 깨지면 다음 날 기분과 판단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외 산책이나 운동, 사람을 만나는 활동까지 줄어드는 생활 변화가 장기간 이어지면 정신적 건강을 지탱하던 일상의 구조도 흔들릴 수 있다.
몸은 더울 때 피부로 보내는 혈액량을 늘리고 땀을 배출해 체온을 낮춘다. 하지만 고온과 높은 습도가 계속되면 이러한 조절 과정 자체가 신체에 부담이 된다. 애리조나주립대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열 노출 상황에서 피로와 어지럼증, 사고 속도 저하와 이른바 머리가 흐릿한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폭염이 신체의 체온조절 능력을 압박하고 기존의 정신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더운 밤의 수면도 중요한 문제다. 실내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잠에서 자주 깨면서 수면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다. 수면 부족이 며칠씩 누적되면 낮 동안 피로감과 예민함이 커지고 업무나 운전처럼 지속적인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실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기에 낮 동안 몸을 식히는 것뿐 아니라 밤 시간의 회복을 지키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