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이가 찌릿하게 시큰거려 본 경험이 있다면 치아 과민증, 흔히 말하는 시린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시린이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이 먼저다. 가벼운 자극 수준이라면 치약이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완화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가 시린 이유는 치아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이 얇아지거나 깎여 나가면서 그 안쪽의 상아질이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아질에는 미세한 관들이 퍼져 있어 찬 음식이나 단 음식, 심지어 차가운 공기만 닿아도 그 자극이 신경까지 바로 전달돼 날카로운 통증을 일으킨다. 법랑질이 완전할 때는 느끼지 못하던 자극이 이 층이 얇아지는 순간부터 민감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법랑질이 손상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세게 칫솔질을 하는 습관,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가 마모되는 치경부 마모증, 나이가 들면서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잇몸 퇴축이 대표적이다. 탄산음료나 과일주스처럼 산성이 강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이를 꽉 무는 습관, 수면 중 이갈이도 법랑질을 약하게 만들어 시린이로 이어질 수 있다.
충치나 치아 균열, 깨진 보철물, 치주질환으로 인한 염증도 비슷한 시림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자가 진단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통증이 한 치아에만 국한되거나 씹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과민증이 아니라 충치나 균열일 가능성이 높아 치과 검진을 통한 감별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여러 치아가 동시에 시큰거린다면 생활습관성 원인일 가능성이 더 크다.

민감성 치아 원인 치과에서 정확히 진단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이 가볍고 간헐적이라면 집에서 관리하는 방법부터 시도해볼 수 있다. 질산칼륨이나 불화물 성분이 들어간 민감성 치아 전용 치약을 2주 이상 꾸준히 사용하면 상아질 속 신경 자극을 줄여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칫솔은 부드러운 모를 사용하고 힘을 빼고 둥글게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법랑질 추가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자가 관리로 호전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치과에서 전문적인 시린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과에서는 먼저 불소를 고농도로 도포해 법랑질을 강화하고 노출된 상아질관을 막아주는 방법을 많이 쓴다. 증상이 더 심한 경우에는 레진이나 상아질 접착제를 노출 부위에 코팅해 자극이 신경까지 전달되지 않도록 막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잇몸 퇴축이 심해 치아 뿌리가 많이 드러난 경우라면 잇몸 이식 등 외과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고, 상아질 노출이 매우 깊어 통증이 극심하면 신경치료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는 치아 상태와 시림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치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거쳐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드러운 칫솔과 전용 치약으로 생활관리 [그림=메디닉스DB]
치료 이후에도 재발을 막으려면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탄산음료나 산성 음료를 마신 직후에는 바로 칫솔질을 하기보다 물로 입을 헹군 뒤 30분 정도 지나서 닦는 것이 법랑질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악물거나 가는 습관이 있다면 야간에 착용하는 마우스가드를 사용해 법랑질에 가해지는 과도한 힘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익히고 너무 딱딱한 모의 칫솔이나 과도한 힘으로 문지르는 습관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과 구강 검진을 받으면 치경부 마모나 잇몸 퇴축을 초기에 발견해 시린이로 진행되기 전에 관리할 수 있다.
시린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찬 자극 없이도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한쪽 치아에서만 반복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충치나 균열 등 다른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치과를 찾아야 한다. 단순 민감성 치아 치약을 임의로 장기간 사용하기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한 뒤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증상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