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턱이 뻐근하고 관자놀이 쪽이 지끈거린 적 있으신가요? 함께 자는 가족이나 룸메이트가 어젯밤에도 이 가는 소리가 심하게 났다고 말해준 적은 없으신가요? 밤에 자다가 이갈이가 심해요 라는 말은 진료실에서도 흔히 듣게 되는 표현입니다. 정작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한 채 치아가 눈에 띄게 닳거나 턱 통증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은 이갈이가 생기는 배경을 짚어보고, 마우스가드부터 약물치료, 보톡스까지 치료 선택지를 상황에 맞게 비교해보겠습니다.
오늘 밤부터 턱 힘을 빼는 법
본격적인 치료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오늘 밤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피합니다. 두 성분 모두 근육 긴장도를 높여 이갈이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취침 전 따뜻한 물수건으로 귀 앞쪽 관자놀이 부위를 3~5분간 지그시 눌러 마사지합니다.
- 낮 동안에도 위아래 치아가 맞닿지 않도록, 입술은 다물고 치아는 살짝 떼는 상태를 하루 몇 차례 의식적으로 확인합니다.
- 베개 높이를 평소보다 살짝 낮춰 목과 턱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지 않도록 조정합니다.
이런 습관 교정과 함께 수면의 질 자체를 점검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관리를 2~4주 정도 실천해도 아침 턱 통증이나 두통이 반복된다면 습관 교정만으로는 부족한 상태일 수 있어 원인을 함께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가 갈리는 이유, 턱 근육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갈이는 수면 중 저작근(음식을 씹을 때 쓰는 턱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반복 수축하면서 위아래 치아가 강하게 맞물리는 현상입니다.
스트레스와 이갈이의 연관성은 여러 차례 보고되어 왔습니다.
2020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있는 성인 그룹의 이갈이 비율(42.1%)이 대조군(27.9%)보다 높았고, 오즈비는 2.07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단면연구를 통합한 결과로 근거 확실성은 낮게 평가됐습니다.[1]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고 근육 긴장도 함께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짧은 수면과 이갈이는 서로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이갈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이나 원래의 교합 상태 등 개인마다 다른 조건이 함께 작용합니다.
잠들어서 가는 이와 깨어서 무는 턱, 나는 어느 쪽일까요
이갈이는 크게 두 형태로 나뉩니다. 잠든 사이 이를 가는 수면 이갈이와, 낮 동안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이를 꽉 무는 각성 시 이악물기입니다.
호주 매체 '더 컨버세이션' 보도에 따르면 잠자는 도중 이갈이나 이 악물기를 하는 사람은 6명 중 1명, 낮 동안 무의식중에 이를 악무는 사람은 4명 중 1명꼴로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 아침에 턱관절 주변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있다면 수면 중 이갈이 가능성이 있습니다.
- 회의나 업무에 집중할 때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물고 있다면 각성 시 이악물기에 해당합니다.
- 치아 씹는 면이 편평하게 마모되거나 시린 증상은 두 유형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 이갈이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지만, 각성 시 이악물기는 소리 없이 진행돼 본인도 모르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마우스가드부터 보톡스까지, 무엇을 먼저 선택해야 할까요
이갈이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동반 증상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집니다. 크게는 마우스가드 같은 보존적 관리와, 보톡스·약물처럼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통증 없이 치아 마모만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면 마우스가드부터 시작하는 것이, 턱관절 통증이나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약물이나 보톡스 치료를 병행 검토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뚜렷한 배경으로 보인다면 행동치료나 이완요법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다만 보톡스나 약물치료는 증상을 줄이는 접근이며, 마우스가드를 함께 사용하지 않으면 치아 마모 자체는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증상이 겹친다면 진료부터 받아야 합니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턱이 걸리는 느낌이 있는 경우, 두통이나 귀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 치아가 눈에 띄게 짧아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 수면 파트너가 이 가는 소리에 잠에서 깰 정도로 심한 경우라면 자가 관리보다 진료를 통한 확인이 먼저입니다.
수면 부족 상태가 길어지면 이갈이 외에도 몸 전반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는 것은 이갈이뿐 아니라 수면의 질 자체를 함께 점검해봐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