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턱이 뻐근하고 관자놀이 쪽이 지끈거린 적 있으신가요? 함께 자는 가족이나 룸메이트가 어젯밤에도 이 가는 소리가 심하게 났다고 말해준 적은 없으신가요? 밤에 자다가 이갈이가 심해요 라는 말은 진료실에서도 흔히 듣게 되는 표현입니다. 정작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한 채 치아가 눈에 띄게 닳거나 턱 통증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은 이갈이가 생기는 배경을 짚어보고, 마우스가드부터 약물치료, 보톡스까지 치료 선택지를 상황에 맞게 비교해보겠습니다.
오늘 밤부터 턱 힘을 빼는 법
본격적인 치료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오늘 밤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피합니다. 두 성분 모두 근육 긴장도를 높여 이갈이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취침 전 따뜻한 물수건으로 귀 앞쪽 관자놀이 부위를 3~5분간 지그시 눌러 마사지합니다.
- 낮 동안에도 위아래 치아가 맞닿지 않도록, 입술은 다물고 치아는 살짝 떼는 상태를 하루 몇 차례 의식적으로 확인합니다.
- 베개 높이를 평소보다 살짝 낮춰 목과 턱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지 않도록 조정합니다.
이런 습관 교정과 함께 수면의 질 자체를 점검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텐마인즈 「2025 굿잠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0분으로 OECD 평균(8시간 22분)보다 1시간 32분 짧았고, 특히 화·수·목요일 수면이 가장 짧게 나타났습니다.[1]
이런 관리를 2~4주 정도 실천해도 아침 턱 통증이나 두통이 반복된다면 습관 교정만으로는 부족한 상태일 수 있어 원인을 함께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가 갈리는 이유, 턱 근육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갈이는 수면 중 저작근(음식을 씹을 때 쓰는 턱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반복 수축하면서 위아래 치아가 강하게 맞물리는 현상입니다.
스트레스와 이갈이의 연관성은 여러 차례 보고되어 왔습니다.
2020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있는 성인 그룹의 이갈이 비율(42.1%)이 대조군(27.9%)보다 높았고, 오즈비는 2.07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단면연구를 통합한 결과로 근거 확실성은 낮게 평가됐습니다.[2]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고 근육 긴장도 함께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짧은 수면과 이갈이는 서로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이갈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요인이나 원래의 교합 상태 등 개인마다 다른 조건이 함께 작용합니다.
잠들어서 가는 이와 깨어서 무는 턱, 나는 어느 쪽일까요
이갈이는 크게 두 형태로 나뉩니다. 잠든 사이 이를 가는 수면 이갈이와, 낮 동안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이를 꽉 무는 각성 시 이악물기입니다.
호주 매체 '더 컨버세이션' 보도에 따르면 잠자는 도중 이갈이나 이 악물기를 하는 사람은 6명 중 1명, 낮 동안 무의식중에 이를 악무는 사람은 4명 중 1명꼴로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
- 아침에 턱관절 주변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있다면 수면 중 이갈이 가능성이 있습니다.
- 회의나 업무에 집중할 때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물고 있다면 각성 시 이악물기에 해당합니다.
- 치아 씹는 면이 편평하게 마모되거나 시린 증상은 두 유형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 이갈이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지만, 각성 시 이악물기는 소리 없이 진행돼 본인도 모르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마우스가드부터 보톡스까지, 무엇을 먼저 선택해야 할까요
이갈이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동반 증상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집니다. 크게는 마우스가드 같은 보존적 관리와, 보톡스·약물처럼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방법 | 적용 상황 | 특징 |
|---|
| 교합안정장치(마우스가드) | 치아 마모나 가벼운 통증 위주, 첫 치료로 우선 고려 | 저작근 부담을 분산시켜 치아와 턱관절을 보호합니다. 매일 착용해야 하며 이갈이 습관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
| 보톡스 주사 | 마우스가드로도 통증이 남거나 저작근이 과도하게 발달한 경우 | 저작근 수축 힘을 약화시켜 증상을 줄입니다. 효과는 3~6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반복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 약물치료(근이완제 등) | 급성으로 턱 통증이 심하거나 단기간 관리가 필요한 경우 | 짧은 기간 사용을 원칙으로 하며 이갈이의 근본 원인을 없애는 방법은 아닙니다. |
| 행동치료·이완요법 | 스트레스나 긴장과 연관성이 뚜렷한 경우 | 턱 근육 이완 훈련, 인지행동적 접근 등을 통해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
통증 없이 치아 마모만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면 마우스가드부터 시작하는 것이, 턱관절 통증이나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약물이나 보톡스 치료를 병행 검토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뚜렷한 배경으로 보인다면 행동치료나 이완요법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다만 보톡스나 약물치료는 증상을 줄이는 접근이며, 마우스가드를 함께 사용하지 않으면 치아 마모 자체는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증상이 겹친다면 진료부터 받아야 합니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턱이 걸리는 느낌이 있는 경우, 두통이나 귀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 치아가 눈에 띄게 짧아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 수면 파트너가 이 가는 소리에 잠에서 깰 정도로 심한 경우라면 자가 관리보다 진료를 통한 확인이 먼저입니다.
수면 부족 상태가 길어지면 이갈이 외에도 몸 전반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메디닷컴이 보도한 시카고대 연구팀의 실험에 따르면 수면시간을 8시간 30분으로 늘린 그룹은 2주 뒤 하루 평균 270kcal를 덜 섭취하고 체중도 줄었지만, 기존 수면 습관을 유지한 그룹은 오히려 에너지 섭취와 체중이 늘었습니다. 수면 부족은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부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4]
이런 변화는 이갈이뿐 아니라 수면의 질 자체를 함께 점검해봐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이갈이를 둘러싼 다섯 가지 궁금증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