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길어 보이는 잇몸퇴축, 방치하면 벌어지는 일
잇몸 경계선이 정상 위치보다 2mm 이상 내려가면 육안으로도 치아가 길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잇몸이 자꾸 내려앉아 이가 길어 보인다는 인상을 받는다면, 그 변화는 단순한 노화의 흔적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치과에서는 이런 상태를 치은퇴축이라고 부르며, 잇몸 조직이 치아 뿌리 쪽으로 내려가면서 치아가 원래보다 길어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치은퇴축은 드물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닙니다.
인구기반 관찰연구 15편, 3만7460명을 종합한 결과 치은퇴축의 통합 유병률은 1mm 이상 기준 84.92%, 최소 보고 기준 78.16%로 나타났으며, 다만 연구 간 이질성이 크고 근거 확실성은 낮게 평가됐습니다.[1]
방치하면 드러난 치아 뿌리 표면에 찬물·찬바람에 대한 시림이 심해지고, 법랑질이 없는 뿌리 부위 특성상 진행이 빠른 뿌리 충치가 생기기 쉬워집니다. 잇몸뼈 소실까지 함께 진행되면 치아 흔들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10대의 잇몸퇴축과 60대의 잇몸퇴축, 원인부터 다릅니다
치은퇴축을 일으키는 요인은 연령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립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은 교정치료와 사랑니 발치가 가장 흔한 계기이고, 30~50대는 잘못된 칫솔질 습관이나 이갈이가, 60대 이후는 치주질환으로 인한 잇몸뼈 소실이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연구에 따르면 교정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잇몸 퇴축 유병률이 더 높다는 보고가 다수 확인됐으며, 특히 앞니를 입술 쪽으로 기울인 경우와 잇몸이 얇은 형태를 가진 경우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치료 전 부정교합 정도나 성별과의 관련성은 일관되지 않았습니다.[2]
다만 이 리뷰는 포함된 연구마다 설계와 결과 보정 방식이 크게 달라, 교정치료와 잇몸퇴축의 인과관계를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30~50대는 하루 여러 번 강한 압력으로 옆으로 문지르듯 칫솔질하는 습관이 수년간 이어지면 잇몸 조직이 서서히 마모되듯 내려앉는 경우가 많고, 자는 동안 이를 악물거나 가는 습관도 특정 치아 부위의 잇몸 퇴축을 촉진합니다.
60대 이후는 치주질환으로 잇몸뼈가 함께 소실되면서 잇몸도 내려앉아, 상대적으로 치아가 길어 보이는 정도가 젊은 층보다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신호와 진행 속도
같은 치은퇴축이라도 나이에 따라 나타나는 부위와 속도는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 생애주기 | 주요 원인 | 특징적인 신호 |
|---|
| 10대 후반~20대 초반 | 교정치료, 사랑니 발치 | 앞니나 발치 인접 치아 등 특정 부위에 국소적으로 나타나고 진행이 비교적 빠름 |
| 30~40대 | 칫솔질 압력, 이갈이·이 악물기 | 좌우 대칭적으로 서서히 진행, 초기엔 시림 정도만 느껴짐 |
| 50~60대 | 치주질환 초기~중기 | 잇몸 염증과 함께 진행, 치아 사이 공간이 넓어지는 느낌 동반 |
| 70대 이상 | 치주질환 진행, 잇몸뼈 소실 | 여러 치아에서 동시에 진행, 흔들림과 시림이 뚜렷 |
가령 20대에 사랑니를 발치한 경우, 발치 부위와 맞닿은 어금니 잇몸 상태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균 25.4세 대상 전향적 연구에서 매복 하악 제3대구치 발치 9~12개월 후 인접 제2대구치의 탐침깊이는 3.68±1.26mm에서 2.81±0.59mm로 개선됐으나, 부위의 14.28%에서 치은퇴축, 10.92%에서 치조골 결손이 함께 관찰됐습니다.[3]
70대 이상에서는 여러 치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흔해, 특정 한 치아만 문제라기보다 전반적인 잇몸 라인 변화로 체감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에게 맞는 관리법은 따로 있습니다
교정 치료를 앞두고 잇몸이 얇은 편이라면 각화치은 이식 같은 예방적 처치가, 이미 치주질환으로 잇몸뼈가 소실된 60대라면 치석 제거와 치주치료로 염증을 먼저 가라앉히는 관리가 더 맞습니다.
칫솔모는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고 칫솔질 압력은 200g 이하로 유지하면 잇몸 마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하루 한 번, 잠들기 전에 사용하는 습관도 잇몸 경계 주변의 치태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한번 내려간 잇몸 조직은 칫솔질 습관을 바꾸거나 특정 성분의 치약을 쓴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다시 차오르지 않습니다. 퇴축이 깊은 부위는 잇몸이식술로 보완하기도 하지만, 모든 부위가 이식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회복 정도도 사람마다 차이가 큽니다.
잇몸이 자꾸 내려앉는다면 확인해야 할 신호
집에서 관찰만으로는 실제 퇴축 정도와 잇몸뼈 상태까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나타나면 전문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 찬물이나 찬바람에 시린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
- 칫솔질만 해도 피가 자주 날 때
- 치아 사이에 이전에 없던 틈이 새로 생겼을 때
- 특정 치아 하나만 유독 길어 보이거나 흔들리는 느낌이 들 때
- 잇몸이 붉게 부어오르거나 눌렀을 때 진물이 나올 때
치과에서는 치주 탐침 기구로 잇몸과 치아 사이 깊이를 여러 지점에서 측정하고, 잇몸 경계가 원래 위치보다 얼마나 내려갔는지를 함께 기록해 퇴축 정도를 수치로 확인합니다.
치은퇴축, 다섯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