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뒤나 등, 얼굴에 둥글고 말랑한 혹이 만져지는데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서서히 커진다면 표피낭종을 의심할 수 있다. 피부 아래 생기는 대표적인 양성 종양 중 하나로, 대부분 통증이 없어 방치하다가 크기가 커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표피낭종이 왜 생기는지, 어떤 상황에서 주의가 필요한지 짚어본다.
표피낭종은 피부 표면을 이루는 각질층 세포가 피부 속으로 말려 들어가 주머니 형태의 낭을 만들고, 그 안에 각질과 지질 성분이 쌓이면서 형성된다. 모낭이나 땀구멍이 외상이나 염증으로 막히면 각질 세포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피부 안쪽에 고이게 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낭종이 점점 커지는 구조를 갖게 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모낭 입구가 막히는 경우다. 여드름처럼 피지선과 모낭 주변 염증이 반복되면 모낭 벽이 막히고, 그 안쪽에 있던 각질 세포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쌓이면서 낭종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피지 분비가 많은 등, 가슴, 얼굴 부위에서 자주 발견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생긴 상처나 수술 흉터도 표피낭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부 표피층이 진피 아래로 밀려들어가면서 그 자리에 낭이 형성되는 경우인데, 손이나 발처럼 자주 외상을 입는 부위, 혹은 과거 수술을 받았던 자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된다. 외상 후 몇 달이 지나서야 혹이 만져지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원인을 바로 알기 어려울 수 있다.

모낭이 막히면 각질이 쌓여 혹처럼 자란다 [그림=메디닉스DB]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전신에 여러 개의 표피낭종이 동시에 생기는 경우라면 유전성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한피부과학회는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낭종의 경우 가족력이나 동반 질환 여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호르몬 변화나 피지 분비량 증가도 간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사춘기나 호르몬 변동이 큰 시기에 피지선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모낭이 막히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이로 인해 낭종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표피낭종 자체는 암이 아니며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피낭종은 대부분 통증 없이 둥글고 단단한 혹 형태로 만져지며, 가운데 작은 구멍 같은 개구부가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손으로 짜거나 터뜨리면 안에 쌓인 각질과 지질 성분이 주변 조직으로 번져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억지로 짜내는 행동은 2차 감염과 흉터로 이어지기 쉽다.

완전 절제가 재발을 막는 핵심 치료다 [그림=메디닉스DB]
낭종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고 누르면 아프거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염증이나 감염이 동반된 상태일 수 있다. 심한 경우 고름이 차오르거나 발열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이런 변화가 보이면 자가 처치 없이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대부분 피부과나 외과에서 국소 마취 후 낭을 포함한 주머니 전체를 제거하는 절제술을 시행한다. 단순히 내용물만 짜내면 낭 벽이 남아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완전한 제거가 재발을 막는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먼저 항생제 치료나 절개 배농으로 염증을 가라앉힌 뒤 추후 절제를 진행하기도 한다.
일상에서는 낭종을 손으로 만지거나 누르는 습관을 피하고, 혹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 발열, 발적 등이 동반되면 미루지 말고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고 변화가 없는 낭종이라도 정기적으로 관찰하며 크기나 모양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