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머리를 빗거나 묶다가 손바닥만한 크기로 머리카락이 둥글게 빠진 자리를 발견하고 당황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은 흔히 원형탈모증으로 불리며, 두피의 특정 부위에서 머리카락이 동그랗게 빠지는 질환이다. 여성에게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며 나이나 건강 상태와 상관없이 비교적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모낭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등 관련 학회에 따르면 모낭 주변에 염증세포가 몰리면서 머리카락이 성장을 멈추고 빠지게 되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한 자리가 아니라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탈모가 진행될 수도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과 심리적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이후, 혹은 갱년기를 지나며 호르몬 변화가 크게 일어나는 시기에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도 있다.
갑상선 질환이나 빈혈처럼 다른 전신 질환이 원형탈모증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단순히 두피 문제로만 보고 넘기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자가면역 갑상선염을 앓고 있는 여성에서 원형탈모증이 동반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임상 관찰이 보고된다.

두피 상태 확인이 진단의 첫걸음 [그림=메디닉스DB]
여성 원형탈모증은 남성형 탈모와 달리 정수리나 특정 한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두피 여러 곳에서 동그란 형태로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전 해당 부위에 가볍게 당기는 느낌이나 간지러움, 저릿한 감각을 먼저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손톱 표면이 움푹 들어가거나 세로줄이 생기는 등 손발톱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원형탈모증이 피부뿐 아니라 손발톱을 만드는 조직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견으로 해석된다. 증상이 번지면 눈썹이나 속눈썹 등 다른 부위의 체모까지 빠지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피부과 전문의의 두피 관찰과 모발 당김 검사를 기본으로 하며, 필요한 경우 갑상선 수치나 철분, 비타민 결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 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탈모 부위가 넓거나 원인이 불분명할 때는 두피 조직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도 한다.

꾸준한 경과 관찰이 회복에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증상의 범위와 진행 속도에 따라 달라지며,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나 전문의 처방에 따른 약물 치료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과 상태에 따라 적용되는 치료법이 다르므로 임의로 시중 발모제나 민간요법을 먼저 시도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상당수의 경우 별다른 치료 없이도 몇 달 안에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다시 자라나지만,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로 번지는 사례도 있어 꾸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외형 변화로 인해 우울감이나 사회활동 기피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여성도 적지 않은 만큼 정서적 지지도 중요하다.
평소 머리를 너무 세게 묶거나 당기는 스타일을 피하고, 과도한 염색이나 펌 같은 화학적 자극을 줄이는 것이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탈모 부위가 점점 넓어지거나 여러 곳으로 번지고, 서너 달이 지나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