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치료에서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를 거치지 않고도 병을 관리할 수 있는 환자군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9일 특정 유전적 특징을 지닌 국소 진행성 직장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도스탈리맙의 단독 사용을 신속 승인했다. 치료 성적뿐 아니라 장 기능과 일상생활을 보존할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이번 승인 대상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2기 또는 3기 직장암 성인 환자 가운데 종양에서 불일치 복구 결핍(dMMR)이나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이 확인된 경우다. 이런 유전적 특징은 암세포가 DNA 복제 과정의 오류를 제대로 수정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모든 직장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국소 진행성 직장암은 종양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수술을 조합해 치료한다. 하지만 직장 주변에는 배변과 배뇨, 성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신경과 조직이 밀집해 있어 치료 후 삶의 질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일부 환자에게는 영구 장루가 필요할 수 있다.
도스탈리맙은 면역세포 표면의 PD-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다. 암세포가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는 신호를 차단해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가 종양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특히 dMMR 또는 MSI-H 종양은 면역계가 알아볼 수 있는 비정상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많아 이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인의 근거가 된 2상 임상시험 AZUR-1에는 해당 특징을 지닌 환자 154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약 6개월 동안 3주 간격으로 최대 아홉 차례 약물을 투여받았다. FDA에 따르면 110명, 약 71%는 추가적인 수술이나 항암·방사선 치료 없이 질병 진행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평가됐다. 이는 모든 환자가 완치됐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앞서 진행된 소규모 임상연구에서도 고무적인 결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지금의 성적을 일반적인 직장암 전체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허가는 중간 분석에 근거한 신속 승인으로, 치료 반응이 장기간 유지되는지와 재발을 얼마나 억제하는지는 추가 추적관찰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 전략에서는 오히려 정기 검사가 더욱 중요해진다. 치료 후 눈에 보이는 종양이 사라진 듯하더라도 내시경과 직장 자기공명영상(MRI), 영상검사 등을 통해 재발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검사상 완전반응과 장기적인 완치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면역항암제라고 해서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 피로와 발진, 설사,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면역계가 정상 장기까지 공격하는 심각한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 중 새로 생긴 호흡곤란이나 지속되는 설사, 황달 같은 증상은 의료진과 즉시 상의할 필요가 있다.
국내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신의 종양이 이 치료의 대상인지 여부다.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조직검사 결과와 함께 dMMR·MSI-H 검사 시행 여부를 확인하고, 외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가 함께 치료 순서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이번 허가가 곧바로 국내 허가나 보험 적용을 뜻하지는 않는다.
직장암 치료의 방향은 종양을 제거하는 데서 더 나아가 치료 이후의 생활을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지까지 살피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치료법을 선택할 때는 환자군의 조건과 추적관찰의 부담, 아직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