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속이 울렁거리거나 음식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나는 경험은 임신 초기 여성 상당수가 겪는 흔한 증상이다. 흔히 입덧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왜 생기는지 명확히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단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가장 널리 알려진 원인은 임신 초기 급격히 증가하는 호르몬 변화다. 수정 후 태반에서 분비되는 인간융모성 생식선자극호르몬 수치가 빠르게 올라가는 시기와 입덧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가 겹친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짧은 기간에 크게 변하는 것도 소화기관 운동을 둔화시켜 속이 더부룩하고 메스꺼운 느낌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위장이 평소보다 천천히 비워지면서 헛구역질로 이어지기 쉽다.
임신 중에는 후각과 미각이 평소보다 훨씬 민감해지는 경우가 많다. 평소 아무렇지 않던 음식 냄새나 향수 냄새에도 속이 뒤집히는 반응이 나타나는데, 이는 호르몬 변화가 뇌의 감각 처리 영역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후각이 민감해지며 헛구역질이 심해질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일부 전문가들은 입덧을 진화적 관점에서 설명하기도 한다. 태아가 외부 독소나 상한 음식에 취약한 임신 초기에 몸이 특정 음식과 냄새를 회피하도록 만들어 배아를 보호하려는 생체 반응이라는 가설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입덧을 더 심하게 겪는 경향도 보고된다. 어머니나 자매가 임신 중 심한 입덧을 겪었다면 유전적 요인이 증상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쌍둥이나 다태아를 임신한 경우 호르몬 수치가 단태아 임신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입덧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알려져 있다. 호르몬 수치와 증상의 강도가 일정 부분 연관된다는 설명이다.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떨어지면 메스꺼움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식사 간격이 길어지거나 아침 공복이 길어질 때 입덧이 유독 심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스트레스와 피로, 수면 부족 같은 심리적 요인도 입덧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몸이 긴장 상태에 있을 때 소화 기능이 더 쉽게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소량씩 자주 먹는 습관이 증상 완화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금씩 자주 먹어 공복 상태를 피하고, 자극적인 냄새나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강차처럼 속을 달래는 음식을 시도해보는 것도 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음식을 전혀 삼키지 못하거나 체중이 눈에 띄게 줄고 소변량이 줄어드는 등 탈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입덧 범위를 넘어선 심한 구토 상태일 수 있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