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증상이 사라졌는데도 기침이 멈추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열도 없고 몸 상태도 평소와 다르지 않지만 목이 간질거리거나 마른기침이 반복돼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특히 잠자리에 들면 증상이 심해지고 말을 오래 하거나 찬 공기를 마실 때 갑자기 기침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잔기침은 단순한 감기 후유증일 수 있지만 특정 질환이 보내는 신호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침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과 기도 내 분비물을 제거하기 위한 신체의 방어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이후 기도 점막이 예민해지면서 기침이 이어질 수 있다. 이를 감염 후 기침이라고 하며 감염이 회복된 뒤에도 수 주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차가운 공기나 먼지, 강한 냄새처럼 평소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자극에도 기침 반사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잔기침이 오래가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후비루를 동반하는 상기도기침증후군이다. 비염이나 부비동염으로 발생한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면서 인후부를 자극하는 상태다. 코막힘이나 잦은 헛기침,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누운 자세에서 불편함이 커지는 경우가 있어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원인으로도 꼽힌다.
기침형 천식 역시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인 천식과 달리 뚜렷한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리는 숨소리 없이 마른기침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새벽이나 야간에 심해지거나 운동 후, 찬 공기에 노출됐을 때 반복된다면 관련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호산구성 기관지염도 비슷하게 지속적인 기침을 유발할 수 있어 증상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위식도역류질환도 호흡기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잔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기침 반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사 후 또는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지고 속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전형적인 소화기 증상 없이 기침만 나타나기도 한다.
복용 중인 약물도 확인해야 한다. 일부 고혈압 치료제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는 부작용으로 지속적인 마른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약을 복용한 이후 증상이 시작됐다면 처방받은 의료기관에서 약물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환기, 금연, 먼지와 강한 향을 피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침약만 반복적으로 복용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기침이 발생하는 시간과 지속 기간, 동반 증상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오래가는 잔기침을 무조건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