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양말 자국이 유난히 깊게 남아 있거나 저녁 무렵이면 다리와 발목이 퉁퉁 붓고 체중까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증상을 겪다가 병원을 찾았더니 '스피로닥톤'이라는 생소한 약을 처방받고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름부터 낯선 이 약이 정확히 무엇이고, 왜 자신에게 처방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피로닥톤은 의학적으로는 스피로노락톤이라는 성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약으로, 전문가들은 칼륨보존성 이뇨제로 분류한다. 일반적인 이뇨제와 달리 신장에서 나트륨과 수분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동시에 몸에 필요한 칼륨은 거의 빠져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독특한 작용 방식을 지니고 있다.
이 약이 효과를 내는 원리는 체내 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의 작용을 막는 데에 있다. 알도스테론은 신장이 나트륨과 수분을 다시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호르몬인데, 이를 차단하면 몸에 쌓여 있던 수분이 서서히 빠져나가면서 부종이 가라앉고 혈압도 함께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한의학계에 따르면 이 약은 심부전이나 간경화로 생긴 복수, 신증후군에 따른 전신 부종, 원발성 알도스테론증으로 인한 고혈압 관리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다른 이뇨제 한 가지만으로 부종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을 때 함께 처방해 이뇨 효과를 높이는 용도로 쓰이는 경우도 흔하다.

부종 원인과 치료 과정을 설명하는 진료 장면 [그림=메디닉스DB]
최근에는 여성의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여드름, 다모증 치료에도 이 약이 보조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성호르몬 수용체 작용을 일부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피부과나 산부인과에서 처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환자 상태와 검사 결과를 종합해 전문의가 판단할 사안이다.
복용 방법과 용량은 부종의 원인, 신장 기능, 다른 복용 약물에 따라 환자마다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처방받은 용량과 횟수를 지켜야 한다. 효과가 더디다고 느껴져 임의로 복용량을 늘리거나 줄이면 부종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 약을 복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고칼륨혈증이다. 신장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거나 혈압약 중 일부 성분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 칼륨이 혈액 속에 과도하게 쌓여 근육 무기력감이나 저림, 심한 경우 부정맥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권고된다.
어지럼증이나 속이 불편한 소화불량, 평소보다 쉽게 느껴지는 피로감도 비교적 흔하게 보고되는 부작용이다. 남성의 경우 가슴이 커지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여성형유방 증상이,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려져 있다.

복용량 준수가 중요한 이뇨제 조제 장면 [그림=메디닉스DB]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나 견과류, 건과일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저염 대체소금, 칼륨이 포함된 영양 보충제를 함께 사용하면 고칼륨혈증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평소 식습관도 함께 점검하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 중이거나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이미 혈중 칼륨 농도가 높은 경우에는 처방이 제한되거나 더 신중한 경과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 복용을 시작하기 전 기존 병력과 함께 복용 중인 다른 약물 정보를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복용 중 손발이 저리거나 평소와 다른 심한 무기력감,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이 들면 즉시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부종이 오래 지속되거나 원인을 알 수 없을 때도 자가 판단으로 약을 구해 먹기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