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주기가 들쭉날쭉하고 얼굴에 여드름이 갑자기 심해졌다면, 또 이유 없이 체중이 늘고 체모가 진해졌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호르몬 질환으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서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배란이 불규칙해지고, 초음파에서 난소에 작은 물혹이 여러 개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름 때문에 난소에 생긴 혹 자체가 원인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호르몬 분비 체계의 이상이 더 근본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가장 널리 알려진 원인은 인슐린저항성이다.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혈당을 낮추는 효율이 떨어지면 몸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난소가 남성호르몬을 과도하게 만들어내도록 자극받는다. 이로 인해 배란 장애와 여드름, 다모증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게 거론된다. 어머니나 자매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았다면 본인도 같은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특정 유전자 하나로 설명되기보다는 여러 유전자와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해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슐린저항성 확인 위한 혈당 체크 [그림=메디닉스DB]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황체형성호르몬과 난포자극호르몬의 비율이 흐트러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 두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난소에서 난포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해 배란이 되지 않고, 그 결과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가 멈추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에는 몸속 경미한 염증 상태가 다낭성난소증후군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낮은 수준의 염증이 지속되면 난소가 남성호르몬을 더 많이 만들어내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염증 반응은 비만이나 인슐린저항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체중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비만이 모든 환자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체형인 여성에게서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체중이 늘면 인슐린저항성이 심해지면서 증상이 함께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 부족, 만성적인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 요인은 질환을 직접 일으키는 원인이라기보다 증상을 더 두드러지게 만드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이런 생활습관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꾸준한 운동이 증상 완화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전문학회에서는 생리 불규칙,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 초음파상 다낭성 난소 모양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확인될 때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세 가지 기준 중 일부만 해당해도 진단되는 만큼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배란 장애로 인한 난임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자궁내막이 두꺼워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궁내막 관련 질환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생리가 3개월 이상 불규칙하거나 멈췄거나, 여드름과 다모증이 갑자기 심해졌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