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한이 들고 온몸 근육이 뻐근하게 쑤시면서 섭씨 38도가 넘는 고열이 하루 만에 찾아온다면 단순 감기보다 인플루엔자, 즉 독감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콧물과 기침이 서서히 심해지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발열과 몸살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을 겪은 뒤에야 독감 예방 주사를 아직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접종 시기를 찾아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독감 유행은 보통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다음 해 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접종 후 체내에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2주가 걸리기 때문에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종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으며 유행 기간 중이라도 접종은 의미가 있다.
특히 생후 6개월 이상 어린이,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독감에 걸렸을 때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우선 접종이 권장되는 대상으로 분류된다. 매년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통해 이들 고위험군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독감 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가 예측한 유행 바이러스 유형에 맞춰 성분이 새롭게 구성된다. 예측한 유형과 실제 유행 바이러스가 비슷할수록 예방 효과가 높게 나타나지만 매년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접종을 했다고 해서 완전히 걸리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접종을 받으면 걸리더라도 증상이 가볍게 지나가고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유행 바이러스에 맞춰 성분이 바뀐다 [그림=메디닉스DB]
접종 후에는 주사를 맞은 부위가 하루 이틀 붓거나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미열이나 가벼운 몸살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반응은 대부분 하루에서 이틀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접종 후 고열이 지속되거나 두드러기,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오해도 흔하다. 독감 백신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막아주지 못한다. 접종 이후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백신이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하기보다는 독감과 감기를 구분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감 예방 주사는 폐렴구균 백신이나 코로나19 백신 등 다른 예방접종과 같은 날 함께 맞아도 무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발열이나 급성 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라면 증상이 호전된 뒤 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접종 전 의료진에게 최근 건강 상태와 알레르기 이력을 알리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접종 전 건강 상태와 알레르기 이력 확인 필요 [그림=메디닉스DB]
접종을 마쳤더라도 고열과 근육통, 극심한 피로감 같은 증상이 사흘 이상 이어지거나 숨쉬기 힘든 느낌이 들 때는 독감이 악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증상이 가볍더라도 빠른 진료가 중요하다.
평소에는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만으로도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감염병 전파를 줄일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문의해 자신이 우선 접종 대상인지 확인하고 늦지 않게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