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싸 온 볶음밥을 실온에 몇 시간 두었다가 저녁에 데워 먹은 뒤 속이 메스껍고 구토 증세를 겪었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닐 수 있다.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에 의한 식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바실루스 세레우스는 흙이나 먼지 등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으로 쌀, 곡류, 면류 등 전분질 식품에서 특히 잘 자란다. 조리된 밥을 실온에 오래 방치할 때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균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균이 만드는 식중독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구토를 주로 일으키는 형태로 볶음밥이나 필라프 등 쌀 요리 섭취 후 짧게는 30분에서 6시간 안에 증상이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설사를 동반하는 형태로 잠복기가 좀 더 긴 편이다.
이른바 볶음밥증후군이라는 표현이 붙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밥을 지은 뒤 실온에서 서서히 식히는 과정에서 균이 증식하고, 이후 볶음밥으로 조리하기 위해 다시 가열해도 균이 만든 독소는 남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밥은 얇게 펴서 빨리 식혀야 세균 증식 억제 [그림=메디닉스DB]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의 가장 큰 특징은 포자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포자는 열에 강해 밥을 짓는 정도의 가열로는 완전히 사멸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이후 식품이 상온에 놓이면 포자가 다시 세균으로 발아해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구토형 독소는 열에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 번 만들어지면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으로 재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미 상한 밥은 다시 데워 먹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