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뼈가 쑤시고 화장실을 자주 찾는 증상이 계속된다면 단순 노화나 방광 문제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목 부위에 있는 작은 내분비기관인 부갑상선의 기능 이상, 즉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부갑상선은 갑상선과 이름이 비슷해 혼동되지만 전혀 다른 기관으로, 혈액 속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부갑상선은 목 앞쪽 갑상선 뒤편에 쌀알 크기로 네 개가 붙어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부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뼈에서 칼슘을 혈액으로 내보내고, 신장에서 칼슘 재흡수를 늘리며,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다. 이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칼슘혈증이 나타난다.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은 원인에 따라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원발성은 부갑상선 자체에 생긴 양성 종양인 선종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 여러 개의 부갑상선이 함께 커지는 증식증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차성은 만성 신장질환이나 비타민D 결핍 등으로 혈중 칼슘이 낮아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부갑상선이 보상적으로 과활동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증상은 뼈통증이다. 혈중 칼슘을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골밀도가 낮아지고, 허리나 관절 부위에 둔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골다공증,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특별한 외상 없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뼈통증이 지속되면 골밀도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잦은 소변도 눈에 띄는 증상 중 하나다. 혈중 칼슘이 높아지면 신장이 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소변량이 늘고, 몸은 수분을 더 많이 필요로 해 갈증과 다뇨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이나 방광 문제로 오인해 비뇨기과만 찾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감, 식욕부진, 복통, 변비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 또한 혈중 칼슘이 소변으로 다량 배출되면서 신장 안에 결정이 쌓여 요로결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칼슘 농도와 부갑상선호르몬 수치를 함께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두 지표가 동시에 높게 나오면 원발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후 초음파나 핵의학 영상검사로 비대해진 부갑상선의 위치를 확인한다. 골밀도 검사와 신장 기능 검사도 함께 시행해 질환의 영향을 평가한다.

혈액검사로 칼슘과 부갑상선호르몬 수치를 확인한다 [그림=메디닉스DB]
이차성인 경우에는 원인이 되는 신장질환이나 비타민D 결핍을 먼저 교정하는 치료가 우선된다. 반면 원발성으로 증상이 뚜렷하거나 골밀도 저하, 신장 기능 저하가 확인되면 비대해진 부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수술 후에는 대부분 혈중 칼슘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골절 위험이 높아지고 요로결석이 반복되며, 심한 고칼슘혈증은 부정맥이나 신장 기능 저하 등 전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과 고령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칼슘 수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평소 건강검진에서 혈중 칼슘 수치가 높게 나왔거나 설명되지 않는 뼈통증, 잦은 소변, 반복되는 요로결석이 함께 나타난다면 내분비내과를 찾아 부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칼슘이나 비타민D 보충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한 뒤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