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갈 때마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끈적한 점액까지 비치면 대부분 치질을 먼저 떠올리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잔변감까지 겹친다면 궤양성 직장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궤양성 직장염은 염증성 장질환의 한 갈래로, 염증이 직장 부위에만 국한된 경우를 가리킨다.
궤양성 직장염은 궤양성 대장염의 비교적 경증 형태로 볼 수 있는데, 염증이 대장 전체가 아니라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 구간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장 전체로 번지기 전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하면 관리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대표적인 증상은 배변 시 선홍색 피가 변에 묻어나오거나 점액과 함께 섞여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잔변감, 갑작스럽게 화장실을 찾게 되는 배변 급박감, 항문 주변의 묵직한 통증이나 불편감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가볍게 느껴져 치질이나 단순 장염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출혈량이 적고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바쁜 일상 속에서 넘기기 쉬운데, 증상이 몇 주 이상 반복된다면 단순 질환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복되는 배변 이상 증상은 방치하지 말아야 [그림=메디닉스DB]
궤양성 직장염을 포함한 궤양성 대장염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면역체계가 장 점막을 과도하게 공격하면서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 반응이 핵심 기전으로 꼽히며, 유전적 소인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진단은 증상만으로 단정하기 어려워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내시경으로 직장 점막의 염증과 궤양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다른 장염이나 감염성 질환, 대장암 등과 구분하는 과정을 거친다. 혈액검사와 대변검사도 염증 수치와 감염 여부를 가려내는 데 함께 활용된다.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는 치질과 세균성 장염이 꼽힌다. 치질은 대개 배변 시 통증과 함께 밝은 선홍색 출혈이 특징이지만 점액 분비나 잔변감은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궤양성 직장염은 출혈과 점액, 급박감이 함께 반복되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증상과 범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치료가 중심이 된다. 좌약이나 관장제 형태의 항염증제를 직장에 직접 투여해 국소적으로 염증을 조절하는 방법이 흔히 사용되며, 염증 범위가 넓어지면 먹는 약을 함께 쓰기도 한다. 치료 방법과 용법은 염증 범위와 증상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의 진료 없이 임의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는 직장에 국한된 염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 상부로 번져 궤양성 대장염으로 확대될 수 있어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관련 학회에서는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염증 범위와 재발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생활 관리 측면에서는 자극적인 음식과 과도한 음주, 흡연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으로 장 점막의 회복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배변 시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 증상이 일주일 이상 반복되거나 체중 감소, 미열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 판단으로 치질약을 먼저 복용하기보다 소화기내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