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신발을 벗고 흙길이나 숲길을 걷는 맨발걷기가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자연을 직접 느끼며 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운동은 아니다. 발의 감각이나 혈액순환 상태, 기존 질환에 따라서는 맨발걷기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맨발걷기는 발바닥이 지면과 직접 접촉하면서 발의 감각을 자극하고 평소 신발에 의존하던 발 근육을 사용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걷기 운동의 건강상 이점과 별개로 맨발로 걷는 행위 자체가 면역력을 높이거나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지면의 충격과 날카로운 이물질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사람은 당뇨병 환자다. 오랜 기간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않으면 말초신경이 손상돼 발바닥의 통증이나 온도 변화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돌이나 나뭇가지에 발이 찔려도 상처를 즉시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혈액순환까지 나빠져 있다면 상처 회복이 지연되고 감염이나 족부궤양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당뇨병 환자의 발 손상 예방을 위해 실내에서도 맨발로 걷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발 감각이 떨어지거나 이전에 족부궤양을 경험했다면 맨발걷기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다리와 발로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하면 작은 상처도 쉽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유난히 차갑거나 색이 변하고, 걸을 때 종아리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혈관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심장협회 등의 말초동맥질환 진료지침에서도 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맨발 보행을 피하고 적절한 신발을 착용하도록 권고한다.
족저근막염이나 발뒤꿈치 통증을 겪는 사람에게도 맨발걷기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발바닥의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하중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딱딱하거나 울퉁불퉁한 지면을 걸으면 통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가 아프다면 무리한 맨발 운동보다는 발을 지지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행성관절염이나 발목 불안정성이 있는 경우에도 지면 상태를 살펴야 한다. 맨발로 비탈길이나 자갈길을 걸으면 발목이 흔들리거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근력이 약하거나 낙상 경험이 있는 고령층은 넘어짐으로 인한 골절 위험까지 고려해야 한다.
발에 상처가 있거나 피부가 갈라진 사람도 회복 전까지 맨발걷기를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야외 흙길에는 세균과 날카로운 이물질이 존재할 수 있으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무좀이나 피부염이 심한 경우에는 마찰과 외부 자극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맨발걷기를 시작할 때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돌이 없는지 확인하고, 걷는 도중 통증이나 저림이 발생하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운동 후에는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 살피는 습관도 필요하다.
걷기 운동의 핵심은 맨발 여부보다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게 안전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데 있다. 발 건강에 위험 요인이 있다면 쿠션과 지지력이 적절한 운동화를 착용하고 평탄한 길을 걷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 또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인별 질환과 발 상태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